최경주 "또 호랑이 만났네" 움찔

'별들의 상금파티' 악센추어매치플레이 23일부터

‘대진 운의 피해자로 우느냐, 파란의 주인공으로 웃느냐.’ 최경주(36ㆍ나이키골프)가 23일부터 5일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배드의 라코스타골프장(파72ㆍ7,247야드)에서 열리는 악센추어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 4년 연속 출전한다. 세계랭킹 상위 64명이 출전하는 이 대회는 총상금 750만달러에 우승상금만 130만달러에 이르며 첫판에서 탈락해도 3만5,000달러의 돈을 받는 ‘별들의 상금파티’. 나흘 동안 타수 합계로 순위를 가리는 스트로크플레이 방식과 달리 1대1 매치플레이에서 상대를 이겨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냉혹한 ‘서바이벌게임’이기도 하다. 첫판부터 결승전이나 다름없는 경기 방식에 팬들은 색다른 묘미를 느끼지만 선수들로선 매 경기 ‘생사’가 달린 벼랑 끝 승부에 피가 마를 지경이다. 특히 최경주는 최악의 대진에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21일 대회조직위원회가 발표한 대진표에서 33번시드 최경주는 1회전(64강)서 32번시드 로버트 앨런비(호주)와 맞붙어 32강 진출을 노릴 수 있으나 2회전 상대로 톱시드이자 1회전 통과가 유력한 타이거 우즈(미국)와 만나게 된다. 우즈의 1회전 상대는 64번시드 스티븐 에임스(캐나다). 이 대회 첫 출전이던 지난 2003년에도 2회전에서 우즈를 만나 탈락했던 최경주는 또 한번 초반부터 최강의 상대와 맞닥뜨리는 불운을 겪게 된 셈. 설명이 필요 없는 ‘황제’ 우즈는 매치플레이 방식의 US아마추어선수권을 3연패했고 PGA투어 연장전 승부에서 10승1패를 거두는 등 특유의 카리스마로 1대1 승부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2003년과 2004년 연속 챔피언에 올랐던 그는 이 대회에서 통산 매치 21승4패의 최고 승률을 자랑한다. 하지만 4년째 출전으로 이변이 속출하는 매치플레이의 특성을 알고 있는 최경주는 주눅들지 않겠다는 각오다. 패하더라도 잃을 게 없다는 자세로 임하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고 만일 초반 큰 산을 넘을 경우 8강까지는 상대적으로 수월한 상대를 만나게 된다. 지난 99년 창설돼 7차례 열린 대회에서 랭킹 10위 이내 선수가 우승을 차지한 것이 2003년과 2004년 우즈, 그리고 지난해 데이비드 톰스(미국) 등 3차례뿐이었다는 점도 ‘파란’에 기대를 걸게 한다. 우선은 앨런비와의 첫판에 집중한다는 생각이다. 올해는 유럽투어 HSBC월드매치플레이챔피언십을 5차례나 우승한 어니 엘스(남아공)가 3년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등 랭킹 6위 세르히오 가르시아를 제외한 정상급 선수들이 모두 출전한다. 그러나 상위 16명은 4개 조에 분산돼 16강전 이후에나 격돌하게 된다. 23일 1회전 32경기가 열리고 24일 2회전 16경기, 25일에는 16강전 8경기가 치러진다. 이어 26일 8강전과 4강전, 27일에는 36홀 결승전과 18홀 3ㆍ4위전이 개최된다. SBS골프채널과 SBS스포츠채널이 매일 생중계한다. 중계시작 시간은 23~25일 오전3시50분, 26~27일은 오전12시20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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