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행 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위원장의 도피에 민노총 지도부가 직접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이석행 후폭풍’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검찰에 따르면 지난 2008년 11월 이용식 당시 민노총 사무총장은 성폭력 파문의 가해자인 민노총 간부 김모(45ㆍ구속)씨를 만나 “이 전 위원장의 도피를 도와 수사기관에 체포되지 않게 하라”고 지시했다.
이 전 위원장은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고시 발표에 반대해 총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였다.
김씨는 이 전 위원장과 수시로 연락을 취하며 은신처를 제공했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관계자와도 도피 장소를 상의했다. 당시 전교조 사무처장 박모씨의 집에 은신했던 이 전 위원장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김씨의 도움을 받아 지난해 12월 초께 성폭력 피해자인 A씨의 집을 새 은신처로 구했다.
김씨는 이 전 위원장이 체포된 후에도 A씨에게 “이 위원장의 도피와 민노총은 관계없다고 진술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확인됐다.
김씨는 이후 A씨 등과 술을 마신 날 새벽에 A씨의 집에 들어가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쳤다.
검찰은 김씨를 범인은닉 및 주거침입강간 혐의로 구속했으며 민노총 지도부가 이 전 위원장 도피에 어느 정도 개입했는지에 대해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