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독일 드레스덴에 도착하자마자 '통일 독일'의 밑그림이 그려진 곳인 드레스덴 성모교회(Frauenkirche)를 찾았다.
성모교회는 지난 1989년 12월 헬무트 콜 서독 총리가 베를린장벽 붕괴 뒤 실질적인 통일 의지를 밝힌 곳이다. 콜 총리는 당시 "(통일의) 미래가 얼마나 험난하더라도 우리는 함께 독일의 미래를 향한 이 여정에서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독일의 집은 유럽의 지붕 아래 있다"며 통일 후 '거대한 독일'에 대한 우려를 잠재웠다.
콜 총리의 연설을 계기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의 드레스덴 공습으로 폐허가 됐던 성모교회를 재건하자는 움직임에도 불이 붙어 1994년부터 2005년까지 복원이 이뤄지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성모교회의 사례를 직접 살펴보고 통일 후 문화유산 관리에 참고한다는 계획이다. 청와대는 "성공적인 복원과정을 통해 우리 문화재 복원의 귀감이 되는 사례를 찾는 동시에 독일 통일 후 옛 동독 지역의 문화유산에 대한 보존관리의 대표적인 사례를 통해 한반도 통일 후 우리 문화유산의 정책방향과 관련한 시사점을 찾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박 대통령은 드레스덴궁에서 스타니슬라프 틸리히 작센주 총리가 주최한 만찬에 참석하며 통일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역사적인 독일 통일의 가장 중요한 원동력은 자유에 대한 갈망을 행동으로 옮긴 당시 동독 주민들의 용기"라고 강조했다. 또 "독일 통일을 주도했을 뿐 아니라 통일 후 모범적으로 경제발전을 이룩한 작센주의 모습은 한반도 통일의 청사진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드레스덴이 구(舊)동독 지역의 경제중심지였다가 통일 독일 이후에도 중소기업을 바탕으로 대표적인 하이테크 도시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을 주목했다.
박 대통령은 "통일 이후 드레스덴은 평화혁명을 주도한 높은 시민의식과 19세기 독일 산업혁명을 이끈 저력을 바탕으로 자동차 부품과 반도체·나노기술 등 첨단산업을 일으켜 유럽 내에서도 손꼽히는 산업도시로 새롭게 태어났다"고 말했다.
한편 하이마 오로스 드레스덴 시장은 박 대통령에게 드레스덴의 거리 중 한 곳을 '한국거리(KoreaStraße)'로 지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