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증권,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의 해외 주식·채권 투자 규모가 7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주요 기관투자자의 외화증권투자 잔액(시가 기준)은 1,153억 달러로 집계돼 3월 말과 비교해 9.1%(96억 달러) 늘었다. 이 잔액은 2006∼2007년 해외투자 활성화 조치로 투자 잔액이 역대 최고인 1,165억 달러를 기록했던 2007년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분기별 증가액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난해 2분기의 99억9,000만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보험사와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해외 채권과 주식에 대한 신규 투자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기관투자자의 외화증권 투자는 금융위기 여파로 2008년 급감했다가 이후 증가 추세를 보여왔다. 기관별로는 보험사 투자잔액이 39억9,000만 달러 늘었고, 자산운용사는 30억3,000만 달러 증가했다. 전분기와 비교할 때 증가 규모가 각각 2억8,000만 달러, 4억1,000만 달러 커졌다. 증권사도 2분기 중 투자잔액이 20억7,000만 달러나 늘어 전분기(6억5,000만 달러)보다 증가세가 확대됐다.
투자 종목별로는 주식보다는 채권에 대한 투자 확대가 두드러졌다. 2분기 말 해외 채권에 대한 투자잔액은 436억3,000만 달러로 1분기 말보다 65억6,000만 달러 늘었다. 이는 1분기 증가분 20억9,000만 달러보다 증가속도가 가팔라진 것이다. 특히 보험사들이 해외 채권 투자액을 2분기 중 35억5,000만 달러나 늘린 것이 투자잔액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해외 주식은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순매수세가 지속됐지만 기존 보유 주식의 환매가 늘어나면서 순매수 규모가 1분기 42억 달러에서 2분기 20억8,000만 달러로 축소됐다. 국내 거주자가 외국에서 발행하는 외화표시증권인 코리안페이퍼에 대한 투자는 증권사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지속되면서 투자잔액이 9억7,000만 달러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