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 사임의사를 밝힌 베네딕토 16세의 후임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에 ‘성직자 성추문’ 사건에 연루된 추기경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대주교 시절 교구 내 신부들의 아동 성추행을 은폐하려 한 로저 마호니 추기경이 그 대상이다.
최근 이탈리아의 영향력 있는 가톨릭 전문지인 ‘파미글리아 크리스티아나’는 온라인 독자들을 대상으로 마호니 추기경이 콘클라베에 참석해야 하는지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 실시 결과 응답자 대부분이 반대했다고 보도했다.
또 미국의 비영리단체 ‘가톨릭 연합’은 마호니 추기경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청원서를 냈으며 지금까지 5,600명이 서명한 상태다. 이 단체 회원인 안드레아 리우런-그로스먼은 “그는 성추행을 당한 아이들을 생각해 대중에게서 멀어져야 한다”며 "그가 정말 죄책감을 느낀다면 자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콘클라베에 참석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호니 추기경은 콘클라베에 참석할 것이며 누구도 자신에게 사퇴를 압박할 수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이와 관련해 바티칸 역사학자들은 건강상 문제나 정부의 개입으로 문제가 생긴 적은 있으나 개인적인 스캔들 연루로 추기경의 콘클라베 참석을 막았던 전례는 없다고 20일(현지시간) 지적했다.
한편, 이번 콘클라베 참석자 명단에는 마호니 추기경 외에도 성추문 사건에 연루된 션 브래디 아일랜드 추기경, 저스틴 리갈리 필라델피아 추기경 등 교황청으로서는 '부끄러운' 인사들이 일부 포함됐다는 지적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