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명 백화점에서 평생 언제라도 원하는 시간에 항공기 1등석에 탑승할 수 있는 최고 500만달러(한화 약 57억5천만원)짜리 VIP 회원권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내놔 논란이 되고 있다.
최고급 명품 브랜드를 주로 판매하는 니먼 마커스 백화점은 최근 출간한 크리스마스 선물 목록에는 아메리칸 항공의 `A에어패스(AAirpass)' 평생 회원권이 포함돼있다.
1인권 300만달러, 커플권 500만달러인 이 회원권을 구입하면 좌석이 남아 있는한 언제나 아메리칸 항공이 취항하는 40여개국 250여개 도시 어디라도 1등석을 예약해 탑승할 수 있다. 유효기간은 따로 없어 회원이 살아있는 한 이 회원권은 유효하다.
니먼 마커스의 카탈로그가 발간되자 일부 언론과 호사가들은 유례가 드물 정도의 가격과 장대한 스케일에 놀라움을 표시하면서 누가 이 "환상적인" 선물을 구입할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에 뉴욕 타임스는 한 기업체의 특정한 상행위에 관해서는 이례적으로 사설까지 내 니먼 마커스의 `A에어패스' 팽생회원권을 "어리석은 선물"이라고 비판했다.
타임스 사설은 "예를 들어 아메리칸 항공 1등석의 평균 요금이 8천달러로 친다면 500만달러로 커플 평생 회원권을 구입한 한쌍이 `본전'을 빼기 위해서는 312차례, 즉 매년 10차례씩 31년 이상 비행기로 여행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이 정도의 빈도로 여행을 하기 위해 공항까지 가는 시간과 탑승하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 보안 절차와 출입국 수속은 물론 수십년간 겪어야 할 결항사태나연발착, 돌풍, 예절없는 옆자리 승객, 비행기 고장, 시차 부적응 등을 감안하면 이는 "고역"이나 다름없다고 사설은 밝혔다.
사설은 "차라리 회사에서 500만달러를 횡령한 뒤 구속돼 공항에서 허비할 시간만큼 감옥생활을 하면서 항공 여행객들이 꿈꾸는 것처럼 나를 기다리고 있을 태양과즐거운 일들을 생각하는 것이 훨씬 더 낫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신랄한 비판이 담긴 뉴욕 타임스의 사설이 일요일인 10일 나온 탓인지니먼 마커스측의 반응은 즉각 나오지 않았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