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는 지금 "이미지 변신 중"

서울변호사회 만화 주인공 캐릭터 등장 등 딱딱하고 보수·권위적 법조인像 털기 활발
사법연수원·법무부도 가세 "슬로건 등 공모"

가장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집단으로 통하는 법조계에 이미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조단체와 사법연수원 등에서 딱딱하고 변화에 둔감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법조인상(像)을 털어버리기 위한 이미지 변신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일반 시민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고 자신들의 존재를 확실하게 알리자는 게 목표다. 그 내용을 들여다 보면 표어나 슬로건은 물론이고 만화 주인공을 연상케 하는 캐릭터까지 등장한다. 법조단체는 물론 예비 법조인의 요람인 사법연수원에서 정부 부처까지 변신의 주체는 다양하다. 내년에 창립 100주년을 맞는 서울지방변호사회의 새 이미지 창출 작업은 상당히 파격적이다. 최근 설립 이래 처음으로 회훈(정의의 붓으로 인권을 쓴다)을 제정한 것도 모자라 유명 만화가에 의뢰해 캐릭터까지 만들었다. 서울변회의 얼굴로 탄생한 캐릭터는 쌍둥이 남매. 인기 만화가 이현세씨의 작품이다. 서울변회의 한 관계자는 “쌍둥이 남매의 선한 얼굴은 서민에게 가까이 다가서는 친근한 변호사의 이미지를 상징한다”고 밝혔다. 캐릭터 이름 공모는 지난달 말 끝났고 현재 최종 심사가 진행 중이다. 공모에는 85건의 의견이 접수돼 이르면 이번주 중 쌍둥이 남매의 이름이 지어진다. 서울변회는 캐릭터를 앞세워 변호사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확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예비 법조인들이 열심히 공부 중인 사법연수원도 예외는 아니다. 연수원을 한번에 표현할 수 있는 표어를 공모, 최종 낙점만 남겨두고 있다. 대법원의 ‘국민을 위한 사법’처럼 연수원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대외에 알릴 수 있는 표어를 만들자는 취지다. 5월 말에 끝난 표어 공모에는 연수생과 교직원 80명이 참여, 200건이 넘는 아이디어가 접수됐다. 특히 공모 대상이 아닌 일반인도 9명이나 의견을 내 눈길을 끌었다. 연수원은 오는 12일 심사위원회를 열어 원을 대표하는 표어를 최종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연수원 기획교수실의 재희 교수는 “연수원이 지향하는 가치를 표어를 만들어 구성원이 공유하고 대외 홍보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라고 공모배경을 설명했다. 법무 정책을 총괄하는 법무부도 가세했다. 지난달 말까지 정책 효과를 높이고 부처의 참신한 이미지 창출을 위해 대표 브랜드와 슬로건 공모를 실시했다. 정부 부처가 브랜드명을 공모한 건 흔치 않은 일로 이달 중 브랜드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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