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 패러디 영화' 몰려온다

시침 뚝 뗀 진지한 연기에 참을수 없는 웃음…
'슈퍼히어로' 'CJ7-장강7호' 등 잇달아 개봉
류승완감독 '다찌마와 리' 리메이크도 관심

▲영화‘슈퍼히어로’

▲‘다찌마와리’

▲‘CJ7-장강7호

여름 블록버스터 시즌이 끝난 8월 중순 극장가에 기존 작품을 패러디하거나 리메이크한 작품이 잇달아 개봉된다. 대작영화 보다 규모는 작지만 재치 넘치는 연기와 이야기로 관객들에게 잔잔한 웃음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풍자한 작품부터 디지털 영화를 새롭게 재해석한 영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블록버스터 패러디로 웃음 선사 = ‘총알 탄 사나이’ ‘무서운 영화’ 등 B급 패러디 영화를 연출했던 데이빗 주커 감독이 이번에는 제작자로 나서 ‘스파이더맨’을 모방한 ‘슈퍼히어로’(21일 개봉)를 내놓았다. 스파이더맨이 거미에 물려 초능력을 얻게 됐다면 슈퍼히어로의 주인공 릭(드레이크 벨)은 잠자리에 물려서 ‘엉뚱한’ 능력을 갖게 된다. 코미디 영화인 탓에 릭의 능력은 스파이더맨의 그것과 어딘가 모르게 다르다. 슈퍼히어로라는 제목에 걸맞게 대작영화 ‘엑스맨’ ‘판타스틱4’ ‘배트맨’ 등에서 익숙한 장면들이 영화 곳곳에 등장해 폭소를 자아낸다. 게다가 톰 크루즈ㆍ스티븐 호킹ㆍ달라이라마 등 유명인사를 꼭 빼닮은 배우를 대거 캐스팅해 재미를 배가 시켰다. 홍콩 영화의 B급 패러디 귀재 저우싱츠(周星馳)도 SF 코믹 블록버스터 ‘CJ7-장강7호’(21일 개봉)로 돌아왔다. 이번 작품은 스티븐 스필버그의 ‘ET’를 패러디한 것으로 외계에서 온 생명체 장강7호가 ET에 해당한다. 저우싱츠는 할리우드 메이저 제작사 콜럼비아 트라이스타와 함께 손잡고 2,000만달러(한화 200억원)를 투입했다. 저우싱츠는 “셀 수도 없이 보았던 명작 SF ‘ET’에서 영감을 받아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말한다. 그런 이유로 저우싱츠는 ‘ET’에서 많은 장면들을 차용해 스필버그에 대한 오마주(존경하는 인물에 대한 경의)를 보낸다. ◇원작 리메이크로 B급 영화 재탄생 = 류승완 감독의 ‘다찌마와 리-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가 최근 국내 개봉되며 관객들에게 호평을 얻고 있다. 이 작품은 지난 2000년 인터넷 디지털 단편영화인 ‘다찌마와 Lee’를 리메이크한 것으로 당시 온라인에서 129만명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류 감독은 기존 단편영화의 장르와 스토리, 주인공 등을 새롭게 재구성해 장편상업 영화로 만들었다. ‘식객’의 임원희가 쾌남 스파이 역으로 출연해 배꼽을 쥐게 한다. 촌스럽고 신파에 가까운 대사를 쏟아내는 주인공들 대사를 듣고 있노라면 60~70년대 한국영화를 보는 착각이 들 정도. 제목과 컨셉트를 빌려온 작품도 눈길을 끈다. 예지원, 탁재훈 주연의 ‘당신이 잠든 사이에’(14일 개봉)는 산드라 블록이 출연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할리우드작 ‘당신이 잠든 사이에(While you were sleeping)’와 똑같은 제목을 사용했다. 로맨틱한 제목과 달리 예지원과 탁재훈의 ‘몸 개그’가 돋보이는 작품이란 평가. 또한 장근석이 주연을 맡은 ‘아기와 나’(13일 개봉)는 1985년 프랑스 영화 ‘세남자와 아기 바구니’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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