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동양생명 나란히 미끄럼

M&A 한다고해서… 인수합병 실패해서…
삼성엔지니어링과 합병설… 삼성물산 3.92% 떨어져
ING생명 우선협상권 빼앗겨 동양생명 거의 하한가 추락


삼성물산과 동양생명의 주가가 각각 '인수합병(M&A)설'과 '인수합병 실패'에 나란히 하락했다.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설이 나돌고 있는 삼성물산의 주가는 5일 전날 대비 3.92% 하락한 5만3,900원에 장을 마쳤다. ING생명 인수 우선협상권을 놓친 동양생명은 이날 전날 대비 14.53%나 떨어진 1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물산의 하락세는 M&A 가능성이 주가 변동성을 이끌 수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부터 2일까지 삼성엔지니어링 보통주 24만5,481주(0.6%)를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삼성물산의 삼성엔지니어링 주식 비중은 19.98%로 늘어났다.

시장에서는 삼성물산이 장기적으로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을 고려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물산이 삼성엔지니어링의 주주대상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지분매입에 나섰고 이는 합병을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이광수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 내에서 최근 신규로 지분 매입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이례적"이라며 "삼성물산은 건설, 삼성엔지니어링은 설계가 본질인 회사라 두 회사가 합병하면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또 "그룹 내에서 지분의 변화가 있는 것은 경영권 강화나 계열사 지원 목적인데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두 가지 경우에 다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의견도 있다. 윤석모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이 유상증자가 필요한 상황도 아니고 지분을 늘리면 특수관계인이라 다 공시를 해야 하고 주가가 떨어지는데 합병을 고려하고 있다면 그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측은 합병설을 부인했지만 지분 확대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ING생명 인수 우선협상권을 빼앗긴 동양생명의 주가는 이날 거의 가격제한폭까지 추락했다. 동양생명-보고펀드 컨소시엄은 당초 ING그룹으로부터 ING생명 우선협상권을 받았으나 동양그룹이 동양생명의 계열분리에 반대하면서 인수 구조가 크게 바뀌어 MBK파트너스가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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