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품에 안긴 연극무대

20년만에 공연하는 '…브로드웨이마마' 이어
엄마를 부탁해·엄마열전 등 모성 작품 잇따라

엄마를 부탁해

엄마열전

우리의 브로드웨이 마마

가을이 오면 '엄마'는 공연계의 단골 소재다. 계절적으로 감성이 풍부해지는 가을철에 유독 '엄마'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여럿 선보인다. 때가 되면 나오는 식상한 소재일 수 있지만 왠지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해지는 가을, 엄마를 떠올리면서 마음이 따뜻해지고 싶은 관객들이 그만큼 많이 찾기 때문이기도 하다. 올해는 20여년 만에 무대에 오르는 '우리의 브로드웨이 마마'를 비롯해 지난 해 최고의 베스트셀러인 '엄마를 부탁해'와 '엄마열전' 등이 쏟아져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엄마를 부탁해(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12월 31일까지)=지난 2008년, 2009년 최고 베스트셀러인 신경숙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를 원작으로 한다. 올 1월 연극으로 새롭게 선보여 매회 객석 점유율 90%를 기록하며 연극 무대에서도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두 번째로 무대에 오르는 '엄마를 부탁해'는 엄마 역에 중견 배우 손숙이 캐스팅됐으며 원로배우 박웅, 방송인 허수경, 뮤지컬 배우 차지연 등이 출연한다. 이 작품은 엄마를 잃어버린 가족들이 저마다 이기적인 이유로 엄마를 찾아왔던 자신들의 모습을 발견하는 내용이다. 엄마라는 존재에 인간적으로 접근하는 시도를 통해 원작에 충실한 구성을 보여준다. ◇우리의 브로드웨이 마마(세실극장, 12월 31일까지)=극단 로뎀이 미국 극작가 닐 사이먼의 자전적 희곡 '우리의 브로드웨이 마마'를 연말까지 한화손보 세실극장에서 공연한다. 원제는 '브로드웨이 바운드(Broadway Bound)'로 국내에서는 로뎀이 1991년 초연에 이어 이번에 두 번째로 무대에 올리게 됐다. 1950년대 미국 뉴욕이 배경으로, 주인공 케이트는 식탁 장식을 즐기는 소박한 주부지만 남편은 바람을 피우고 두 아들은 최고의 코미디 작가가 되겠다며 브로드웨이로 떠날 생각에만 몰두한다. 결국 케이트는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진 텅 빈 집에 홀로 남는다. 사이먼 특유의 코믹한 대사로 관객에게 웃음을 주지만 가족 해체에 직면한 현대인의 자화상이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김민정, 김태훈, 윤병화 등 중견 배우와 예문지, 김진배, 양진억 등 신진 배우들이 호흡을 맞춘다. ◇엄마열전(아트원 씨어터 3관 차이무 극장, 11월 28일까지)= 시카고, 아일랜드, 이스라엘 등지에서 연극 활동을 해 온 작가 윌 컨(Will Kern)이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한국 여성들의 현주소에 자극받아 만든 희곡 작품이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김장철을 배경으로 4명의 며느리가 배추와 무, 고춧가루와 새우젓을 버무리며 풀어 놓는 뒷담화를 통해 그들이 바라보는 세상을 통렬하게 꼬집고 있다. 아들만 챙기는 시어머니, 아내를 소, 닭 보듯 하는 무심한 남편들, 한도 끝도 없이 떠받들어도 모자란 자식들에 대한 한 맺힌 뒷담화는 유쾌하고 통쾌하면서도 신랄한 비판이 쏟아진다. 신혜경, 박지아, 추현옥, 박민영, 이재혜, 오용 등이 농익은 연기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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