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요동을 치면서 펀드 투자자들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하염없이 주저앉는 주가를 보면 더 하락하기 전에 당장 환매라도 해야 하는 게 아닌 듯 싶다. 하지만 많이 빠졌으니 조만간 반등할 것이란 얘기가 들리면 펀드에 추가로 자금을 더 집어넣어볼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전문가들은 아직 증시 방향성이 확실히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섣부르게 움직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한다. 특히 장기 투자를 목적으로 적립식 펀드에 가입했다면 일시적인 주가하락은 오히려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인 만큼 환매 고민은 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한다. 다만 목돈을 한꺼번에 넣어뒀거나 1~2년 내에 꼭 써야 하는 자금이 들어있는 투자자 중에 추가 하락이 우려된다면 부분 환매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당장 쓸 자금은 찾는 것이 바람직= 증시의 상승추세가 완전히 훼손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성급하게 환매에 나서는 것은 피해야겠지만 부득이하게 환매를 해야 할 경우가 있다. 당장 써야 할 돈이 있는데도 재상승할 시기를 무작정 기다리기는 아무래도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이때도 환매는 여러 차례 나눠서 하는 것이 좋다. 펀드에 가입하거나 주식을 살 때 위험분산을 위해 매입 시기를 분산하는 것과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또 펀드에 가입한 기간이 1~2년 이상 경과해 수익이 꽤 났다면 부분적으로 이익실현을 할 수도 있다. 당초 펀드에 가입할 때 투자자금의 성격이 노후대책 마련 등 장기적인 것이 아니라 단기로 가져갈 계획이었다면 현 시점에서 일단 현금화해 중립 포지션을 유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 경우 환매한 자금은 머니마켓펀드(MMF) 등에 넣어두고 재진입의 기회를 기다리면 된다. 단 펀드 가입 수수료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잦은 환매와 재가입은 금물이다. ◇새로운 진입 기회도 찾을 수 있어= 만약 아직까지 펀드 가입을 하지 않았거나 연초 코스피지수 1,400대에서 가입했던 투자자라면 새로운 진입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이때는 시장의 움직임을 살피면서 저점 매수의 타이밍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적립식 펀드처럼 분산투자 효과를 위해 나눠서 여러 차례에 걸쳐 투자하는 것은 물론이다. 수익률에 대한 기대치도 지난해 보다는 낮춰야 한다. 또 하나의 펀드에 자금을 모두 집어넣기 보다는 서로 다른 스타일의 펀드에 분산투자하는 것도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최근에 잇따라 출시되고 있는 국내 주식시장과 해외에 동시에 투자하는 펀드들도 고려해 볼만 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농협CA투신운용에서 이 같은 국내-해외 ‘짬뽕’펀드들을 운용하고 있다. 주식연계증권(ELS)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ELS 상품들은 대부분 주가가 일정 범위 안에서 오르내리면 최소한 원금은 보장된다. 특히 시장의 방향성을 예측하기가 어렵다면 주가상승기에 이익이 나는 구조의 ELS와 하락기에 이익이 나도록 설계된 ELS 양쪽에 투자해 위험을 헤지하면 된다. 그러나 주가가 크게 하락할 경우 원금손실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장기투자자 다리 쭉 뻗고 자라= 최근과 같은 상황에서 가장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사람은 소액을 매월 불입하는 적립식펀드 투자자들이다. 당장 급하게 돈을 찾아서 쓸 곳이 있는 것도 아니고 10년 이상 길게 투자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 주가하락은 오히려 반길 일이다. 주가가 빠지면 같은 금액으로 더 많은 주식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주가가 오른다면 높은 이익을 올릴 수 있다. 월정액을 자동이체하지 않고 자유적립식으로 가입했다면 추가로 자금을 더 불입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