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시리즈를 살려라."
최근 기아자동차 국내영업본부에 내려진 특명이다. 기아차의 주력 승용차인 'K시리즈' 4개 차종의 올해 판매량이 일제히 지난해보다 줄어들면서 국내 시장 판매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부진 탈출을 위해서는 K시리즈를 살려내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하고 마케팅 역량을 총집결한다는 방침이다.
7일 기아차 고위관계자는 "최근 이삼웅 사장 주재로 열린 임원 회의에서 K시리즈의 판매량을 끌어올리라는 특명이 내려졌다"며 "K시리즈 부활 없이는 국내 시장에서의 부진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깔린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K시리즈의 4개 차종은 올해 1~4월 판매량이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했다. 가장 큰 폭으로 판매량이 줄어든 차종은 'K7'으로 하락 폭이 15.4%에 달했다. 'K3'와 'K9' 'K5' 역시 같은 기간 판매량이 각각 10.3%, 6.9%, 3.1% 감소했다.
이 같은 K시리즈의 동반 부진은 기아차 전체의 내수 판매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기아차는 올해 들어 2월을 제외하고는 내내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1~4월 누적 내수 시장 전체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1.5% 줄었다.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 중 내수 실적이 전년과 비교해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회사는 기아차가 유일하다. 기아차 관계자는 "올해 초 출시된 2014년형 'K9'의 신차 효과가 수그러들었고 다른 모델들도 노후화가 진행되면서 K시리즈 판매량이 전반적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아차는 당분간 현금 할인과 이벤트 등의 판촉 활동을 K시리즈에 집중, 내수 부진을 탈출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기아차는 5월 한 달간 K5와 K7의 가솔린 모델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각각 100만원, 50만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이는 지난달보다 각각 30만원, 20만원 늘어난 규모다. 하이브리드 차종인 'K5 500h'는 200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또 K5 출시 4주년을 맞아 초저금리 이벤트도 실시할 예정이며 K9 구매 고객에게는 골프 레슨권, 특급호텔 패키지 이용권 등을 증정한다.
기아차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내용의 마케팅도 벌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최고급 식사와 영화 감상, K9 시승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K9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다이닝'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고 남성 패션 등 멋내기와 연결된 각종 고객 행사도 벌여나가고 있다. 트렌드에 민감한 도시 남성 고객을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기아차는 이 같은 마케팅 행사를 정례화해나간다는 계획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마케팅 역량을 총 결집해 K시리즈의 기세를 부활시키겠다"면서 "회복기에 접어든 내수 시장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