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과외 갈수록 확산

일자리구하기 바늘구멍에 적성파악 맞춤과외도 등장23일 오전 서울 종로의 E영어학원. 대학생과 대학졸업생 등 취업을 준비하는 30여명이 토익(TOEIC) 문제를 풀고 있다. 토익을 요점 정리식으로 가르치는 이 학원은 대학생들에게 인기다. 서울 K대 4학년 강모씨(26)는 "학원 강의가 일목요연해 토익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취업을 준비하는데 그만이다"고 말했다. 대졸 취업난으로 상당수 대학생들이 사교육에 매달리면서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고교생과 마찬가지로 과외를 받고 있다. 특히 맞춤식 고액 취업과외까지 등장해 등록금보다 많은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대학생도 있다. ◆다양한 사교육 취업준비생들은 토익 등 어학능력시험 대비에서 IT관련 자격증, 전문자격증까지 취득하는 다양한 과외를 받고 있다. 3~6개월짜리 웹마스터와 웹디자이너 과정은 한달 수강료만 35만원이지만 붐빌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국가정보원 시험에 대비한 강의까지 등장했다. 대학생들은 시험에 대비해 논술강좌를 듣는가 하면 면접 때 잘 보이려고 자세교정을 위해 댄스학원을 찾기도 한다. 대학 전공을 심화 학습하려는 대학생들을 위한 학원도 인기다. 여기에 각종 자격증과 관련된 학원도 성업중이다. 상황이 이렇자 고액의 취업과외비를 지출하는 취업준비생도 있다. 서울 종로구 B정보처리학원 관계자는 "한 학기 등록금과 비슷한 수준의 학원비를 지출하는 대학생도 많다"고 귀띔했다. ◆맞춤과외도 등장 헤드헌팅 업체에서 만든 취업전문 '맞춤 과외'도 등장했다. 브리스캔영 어쏘시에이츠㈜가 설립한 커리어 유니버시티㈜는 지난 7월 대학생 및 2년 이하 경력자를 대상으로 취업을 위한 경력상담, 직무ㆍ회사 탐구, 이력서와 인터뷰 훈련, 업무 기본 등을 주요 교육 내용으로 하는 교육사업을 시작했다. 교육과정은 자신의 적성을 파악하는 자기진단과 직업환경을 파악하는 직무ㆍ경력 탐구, 경력계획, 입사전형요령과 업무기본 등을 포함하고 있다. 교수진은 외국계 기업과 대기업에서 성공적으로 경력을 쌓은 현직종사자와 산업교육 전문강사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이 학원은 기초과정과 심화과정을 모두 마친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외국계기업 인턴사원으로 채용도 도와준다. 각 과정의 수강료가 각각 58만원으로 학생들의 부담도 만만치 않지만 인기가 높다. ◆대학 취업교육 한계 최근 대학들은 졸업생들의 취업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관리, 지도하고 있다. 몇몇 대학의 경우에는 취업관련 학점강의를 개설하기도 하고, 건국대, 숙명여대의 경우 방학을 이용 취업특별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학은 빠르게 변화하는 기업의 요구 및 채용 경향을 수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실토한다. 이종구 경희대 교수(취업담당 겸임교수)는 "학생들이 외국어 공부나 자격증 취득 등 단편적인 취업 준비만을 중요시 여긴다"며 "대학이 이런 부분까지 수용하기엔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최석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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