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경영철학 한권으로 본다

테일러 시스템·피터 드러커 '목적에 의한 경영' 등
초일류기업 성공 밑바탕엔 굳건한 경영철학 존재


맥나마라 ‘비용효과 분석’

프레더릭 테일러 ‘테일러 시스템’

피터 드러커 ‘목적에 의한 경영’

자본주의의 철학자들- 안드레아 가보 지음, 황금가지 펴냄
세계 2차 대전이 연합국 측 승리로 끝나자 미국 경제는 산업 설비를 확장하며 여기에 어울리는 조직이 필요해졌다. 하버드 대학의 젊은 교수 겸 회계사인 로버트 스트레인지 맥나마라는 종전의 ‘노동자 쥐어짜기 식의 경영철학’ 대신 계량적인 분석 기술과 재무관리 기법으로 새로운 경영방식에 접근한다. 그의 새로운 경영방식에 먼저 귀를 솔깃 세운 기업은 당시 미국 내 3번째 군수업체였던 포드 자동차사. 군수 대신 일반 고객을 위한 생산체제로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맥나마라의 이론이 현실에서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은 포드 자동차가 종전 후 찾아온 경영 위기에 그의 계량분석기법을 도입하면서가 직접 계기다. 그는 포드 자동차 설립 이래 처음으로 회계 감사를 실시, 비용과 수익에 대한 전망을 내릴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회사 내 각 업무를 계측하고 분석하기 위해 사내전체를 총괄하는 영리분석 센터를 설치하고, 재무관리 담당자들은 전통적인 생산원가 관리를 넘어 마케팅에서 구매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를 관리하게 된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 기업은 그렇게 그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성장하게 됐다. 맥나마라가 주창한 ‘비용효과분석’(cost-benefit analysis)은 지금까지 효율적인 경영의 대명사로 불리면서 발전을 거듭해 왔다. 특히 계량분석에 있어서는 수학적 모델링 기법을 동원했고, 품질 분석에는 심리학과 경제학 등 다양한 학문과 접목했다. 후에 미국방부장관과 세계 은행 총재직을 맡으면서 맥나마라는 조직의 구조개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됐다. 이렇듯 초 일류기업의 성공에는 경영철학을 뒷받침 해줄 경영 학자가 자리하고 있다. 국가보다 오히려 큰 힘을 가지게 된 21세기형 기업의 탄생은 20세기 현대 경영학에 바탕을 두고 있다. 현대 경영학은 대량 생산과 소비를 가능하게 해 인류의 삶을 180도 바꾸었고, 기업을 세계에서 가장 힘있는 집단으로 만들었다. 이제는 기업이 국가보다 더 강력한 힘을 가진 집단의 자리에 올라서는 추세다. ‘자본주의의 철학’은 지금의 자본주의를 있게 한 경영학의 근원을 개괄적으로 훑어볼 수 있다. 1899년 베들레헴 제철소에서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초과 작업량과 성과급의 상관관계를 실험했던 프레더릭 테일러의 ‘테일러 시스템’부터 GE를 세계 초 우량 기업으로 성장, 유지시켜 준 피터 드러커의 ‘목적에 의한 경영’(management by objectives)에 이르기까지 100여년간 자본주의 경영의 철학이 한 눈에 들어온다. 시대가 바뀌면 경영철학도 변한다. 인간의 능력이 기계의 일부로 치부됐던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법’ 이론은 노동자의 반발과 피의 대가를 치르며 새로운 시대에 맞는 경영철학의 탄생을 예고했고, 60년대 이후 지식 노동자의 창의성을 중시하는 피터 드러커의 경영철학으로 발전하게 된다. 저자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많은 기업들의 수명이 50년이 채 되지 않는다”라며 “공산주의 붕괴 후 자본주의의 성패 여부는 21세기 경영자들과 아울러 이들의 뒤를 받쳐줄 굳건한 경영철학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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