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AI·정보유출 파문 수습' 동상이몽

새누리 "지지율 하락 이어질라"
정부에 다각적 대책 마련 촉구
민주 "정부 무능서 비롯" 맹공

여야는 27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신용카드사의 정보 유출 파문 수습을 놓고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새누리당은 설 연휴와 6·4 지방 선거를 앞두고 터진 두 개의 악재가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사태 수습에 주력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설과 맞물린 민족 대이동이 AI 확산의 매개가 되지 않도록 정부는 다각적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카드 사태와 관련, "지금은 2차 피해 방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며 "각종 정부 대책이 발표되고 있지만 여전히 국민이 불안해하는 만큼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는 근본적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두 개의 사안이 현 정부의 무능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집중 공격했다.

김한길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집권 세력의 무능과 무책임, 불통정치가 전 국민의 불안을 증폭시킨다"며 "금융 거래 시스템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카드 사태와 AI 발생 등에 대해) 나오는 대책마다 무능·무책임의 연속인 한심한 정부"라며 "금융 당국이 금융사기 소비자 경보발령을 내렸는데 대한민국은 정부 불신임 경보가 발령됐다"고 지적했다.

여야 지도부가 설 민심을 잡기 위해 치열한 기세 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내부 갈등 조짐을 보였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친이(이명박)계 의원들을 향해 "스스로 자극적인 자해적 발언을 통해 큰 선거를 앞두고 문제를 일으키는 모습은 삼가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김무성 의원이 최근 충북 청주에의 한 강연에서 "대한민국의 모든 공천은 사천(私薦)이었다"는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또 김용태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2차 (정보)유출이 됐다고 밝혀지면 현오석 경제부총리도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당 지도부와 다른 입장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민주당 역시 당내 혁신을 키워드로 내세운 가운데 개혁 성향 의원들이 지도부를 향해 "말뿐인 혁신"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편 김 대표는 29일부터 5일 동안 경남과 전남·충남 등을 방문하는 민생 투어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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