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우먼」 전략으로 여심자극/전문직여성 라이프스타일 철저히 연구/사회변화 예견적중… 매출 1천억대 견인「그녀는 프로, 프로는 아름답다」
의류전문업체인 신원의 대표적인 여성복 브랜드 「베스띠벨리」의 명카피다. 단순히 일하는 여성의 모습이 아니라 「프로우먼」이라는 강렬한 이미지를 발산하면서 소비자들의 마음속에 순식간에 파고 들었다.
『패션은 이미지로 팔아라』라는 어느 광고이론가의 말처럼 패션광고에 있어서 소비자들은 「옷」이라는 유형의 물건을 구입한다기보다는 제품을 통해 비쳐지는 자신의 「이미지」를 산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패션은 어느 제품보다도 이미지 전달이 중요하다. 특히 그 시대가 요구하는 사회상과 변화의 흐름을 잘 포착해 제품과 광고전략에 투영해야 하는 것.
베스띠벨리가 처음 출시한 지난 90년 상황이 그랬다. 당시 여성들은 자기의 이름을 찾고자 하는 욕구와 사회에 진출하려는 의욕이 강했고 일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갖고 스스로를 자리매김해 나가려는 경향이 아주 강했다. 이런 현상은 패션 트렌드에 그대로 반영됐다. 초기 베스띠벨리 광고는 일과 여성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러나 나산의 조이너스, 꼼빠니아, 대현의 마르조 등 경쟁브랜드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이미지 전달이 먹혀들지 못한 것이다. 광고전략은 수정됐다. 소비자들에게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베스띠벨리만의 이미지를 찾아 전달하기로. 여성들의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이미지. 가슴에 와닿는 이미지. 단순히 일하는 여성상만을 보여줄 수만은 없었다. 소비자들에게 이제 일하는 여성은 더이상 동경의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베스띠벨리는 일하는 여성에서 한차원 도약한 「프로우먼」의 컨셉트를 도입했다. 단순히 일을 하고 싶어한다는 차원이 아니라 일할 땐 프로가 되고 싶어한다는 심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일을 하는데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의식을 가지고 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 전략은 적중했다. 런칭 당시 40억원을 맴돌던 매출은 컨셉트가 바뀐 뒤 2백5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그 이듬해에는 4백억원으로 수직상승했다. 소비자 조사결과 베스띠벨리 이미지를 지적이고 세련된 프로로 인식했으며 80%에 달하는 인지율을 보였다. 특히 빅모델 전략에 의해 기용된 탤런트 채시라는 「프로=베스띠벨리=채시라」라는 공식을 성립시켰고 베스띠벨리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크게 한 몫 했다. 채시라의 프로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계절별로 프로페셔널한 직업들을 소재로 삼았고, 그때마다 실제 직업을 가진 여성들과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라이프스타일 등을 화면에 담았다. 그들이 하는 행동, 그들이 가지고 다니는 물건까지도 세심하게 챙겼다. 당시로는 흔치 않던 오픈카, 핸드폰, 노트북PC, 전자다이어리등 특이한 소품을 많이 등장시켰다.
여기에 앞서가는 디자인에 좋은 제품력, 소비자의 욕구에 대한 정확한 분석 등 삼박자가 시기적으로 잘 맞아 떨어지면서 베스띠벨리는 여성복 시장에서 확고히 자리잡을 수 있었다.
확실한 컨셉트와 적절한 모델교체, 그리고 수정된 전략강화를 통해 베스띠벨리는 마침내 단일 브랜드로는 국내 처음으로 95년 1천억원대의 매출을 돌파했다. 단순한 커리어우먼의 이미지를 벗고 「프로우먼」이라는 강렬한 컨셉트로 확실한 포지셔닝에 성공한 것이다.<홍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