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부품업체 FCI, 대만서 1억弗에 사들여 작년 인티그런트·와이더댄 이어 유망업체 눈독 판도라TV·네오위즈도 美서 대규모 투자 유치
입력 2007.06.07 18:36:51수정
2007.06.07 18:36:51
해외기업 국내벤처 사냥 나섰다
휴대폰부품업체 FCI, 대만서 1억弗에 M&A작년 인티그런트·와이더댄 이어 유망업체 눈독판도라TV·네오위즈도 美서 대규모 투자 유치
이상훈 기자 shlee@sed.co.kr
권경희기자 sunshine@sed.co.kr
해외 글로벌 기업들이 기술력을 갖춘 국내 벤처기업에 눈독을 들이며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고 있다.
차세대 성장동력을 기술력을 지닌 벤처에서 찾고 있는 글로벌 기업과 마케팅ㆍ기술개발을 위한 자금확보에 비상이 걸린 국내 벤처기업 간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1억달러 이상의 빅딜이 잇따라 성사되고 있는 것.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휴대폰 등에 쓰이는 핵심 부품인 고주파(RF)칩 업체 에프씨아이(FCI)가 대만의 실리콘모션에 9,000만달러에 매각됐다. 지난해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튜너칩 업체인 인티그런트가 반도체 개발업체인 미국의 아날로그디바이스에 1억6,000만달러, 무선인터넷 솔루션업체 와이더댄이 미국 디지털미디어 서비스 업체인 리얼네트웍스에 3억5,000만달러에 인수된 데 이은 세번째 빅딜이다.
에프씨아이는 매각조건에서 올해 실적이 일정 수준 이상을 달성하면 현금 1,200만달러를 추가로 받기로 해 이를 만족시킬 경우 총 매각대금은 1억달러를 넘어선다.
게임 분야 벤처들도 해외에서 집중적인 러브콜을 받고 있다. 동영상 사용자제작콘텐츠(UCC) 사이트인 판도라TV가 지난 4월 미국 벤처캐피털사인 DCM으로부터 1,000만달러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고 미국 게임업체인 일렉트로닉아츠(EA)는 네오위즈에 1,000억원을 투자했다.
윤광준 에프씨아이 사장은 “증시에 상장된 반도체설계(팹리스) 업체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최근 최고의 활황장세에서도 고작 3~4배 수준”이라며 “코스닥에서 시가총액 300억~400억원에 그칠 바에야 우리의 가치를 알아주는 해외 업체를 선택하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은 과도한 기술개발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기술력을 지닌 팹리스ㆍ2차전지ㆍ휴대폰부품 분야 유망업체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업체의 경우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상용 서비스가 2개 이상 돼야 한다’는 까다로운 코스닥 상장요건 때문에 해외 업체와의 제휴나 M&A로 돌아서는 사례도 나올 전망이다.
박희덕 KTB네트워크 벤처유동화팀장은 “중국의 전통 제조업체들까지 국내 벤처의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며 “앞으로 규모의 경제가 안 돼 성장 한계에 부딪쳤거나 국내 증시 상장에 따른 실익이 작은 벤처를 중심으로 M&A를 적극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첨단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IT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외 업체와의 M&A로 개발 노하우나 인력이 대거 빠져나갈 경우 미래 성장동력 확보의 저해요인이 될 수도 있다”면서 “연구개발(R&D) 투자에 대한 세제혜택, 국내 대기업에 대한 출자총액제한제도 완화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입력시간 : 2007/06/07 18: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