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표적 세무조사’ 미 국세청장 대행 전격 사임

미국 국세청(IRS) 청장 대행이 보수단체 등에 대한 표적 세무조사 파문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격 사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스티븐 밀러 국세청장 대행이 사임했다”고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이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보호 장치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밀러 청장 대행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시절 취임한 더글러스 슐먼 전 청장의 후임으로 지난해 11월 취임했다.

밀러 청장 대행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국세청은 최근 수년을 통틀어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세무 업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즉각적이고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밀러 청장 대행의 사임을 전격 수용한 것은 대형 정치 스캔들로 번질 조짐을 보이는 표적 세무조사 논란을 조기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의혹이 불거진 이후 “백악관은 이번 일과 무관하다”고 주장하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으나, 이번 사건과 아무 관련 없는 방관자처럼 보이고자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현재 법무부는 국세청의 표적 세무조사 의혹에 대해 진상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이번 사안은 정당에 대한 문제도 아니고 이념과 관련된 문제도 아니다”라면서 “법을 어긴 사람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화당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이번 사태가 조기에 종식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 정치전문지인 폴리티코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독교계 인사인 빌리 그레이엄(94) 목사의 가족과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KMOV 채널4의 뉴스 앵커인 래리 코너스도 세무조사를 받았다고 추가로 폭로했다.

하원 감독위원장인 공화당의 대럴 아이사(캘리포니아) 의원은 “표적 세무조사 의혹에 대해 22일 청문회를 개최하겠다”며 “지난해 말 임기가 끝난 더글러스 슐먼 전 청장에게 증인 출석을 요구했고 출석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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