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전세 평균 가격이 지난주로 3억원을 넘었다. 치솟은 전세 가격이 크나큰 고통이거니와 그나마 셋집을 찾기도 어려우니 서민들의 고충이 이만저만 아니다. 다행스럽게도 셋집을 구한다 해도 부동산 중개수수료 또한 부담이 만만찮다. 더구나 3억원 이상 전세 거래의 수수료가 같은 가격의 매매수수료보다 비싸거나 같은 지역, 같은 크기의 아파트라도 수수료가 천차만별인 것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가운데 국토교통부가 뒤늦게나마 수수료 개편방침을 내놓은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매매·전세수수료 역전현상 같은 불합리한 체계는 의당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현행 체계는 지난 2000년 7월 마련된 후 14년 동안 단 한 번도 고쳐지지 않았다. 이러다 보니 전세 3억원의 수수료는 최고 240만원이지만 같은 가격의 매매에는 120만원의 수수료를 내는 어이없는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무엇보다 현행 3단계 수수료 체계를 좀 더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전세수수료는 0.3~0.5%의 3단계를 기본구조로 하되 3억원 이상인 고가 전세는 0.8% 이내에서 거래 당사자 간 자율 결정하도록 돼 있다. 매매수수료는 6억원 미만까지 0.6%에서 0.3%로 점차 낮아지는 구조여서 집을 사는 것보다 빌리는 데 더 많은 수수료를 부담하게 되는 것이다. 고율의 수수료가 적용되는 고가 주택의 기준도 전세와 매매 모두 현실에 맞게 상향 조정해야 함은 물론이다. 세법상 고가 주택 기준이 9억원인데도 수수료 체계에서는 6억원인 것은 누가 보더라도 불합리하다.
중개수수료 개편 문제는 뜨거운 감자다. 앞서 지난해 말 서울시의회가 수수료를 조정하는 조례 개정안을 내놓았으나 중개사 단체의 반발로 철회하고 말았다. 부동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중개사들의 입장도 반영해야겠지만 개편작업이 이익단체의 입김에 흔들려서는 안 될 것이다. 철저하고 세밀한 준비과정을 거쳐 6월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합리적 대안을 속히 제시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