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점휴업 쇼핑몰, 관광호텔로 바꾼다

'라모도' '동대문패션TV' 업종전환 추진
소유권자와 일일이 협상 등 문제도 많아


개점휴업 또는 텅 빈 상태에 있는 서울 도심권 쇼핑몰들이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중저가 관광호텔로의 탈바꿈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서울 동대문 쇼핑타운에 위치한 패션쇼핑몰 '라모도'와 '동대문패션TV'가 외자유치를 통해 관광호텔로의 업종전환을 추진 중이다. 라모도는 몇 해전 오픈한 뒤 잠시 영업을 했지만 현재 건물이 비어 있고 패션TV는 지난2007년 완공됐으나 미분양 사태로 건물만 덩그러니 세워져 있는 상황이다. 28일 서울 중구청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국내 부동산투자 업체가 미국 자본과 손잡고 라모도와 동대문패션TV를 인수해 외국인을 위한 관광호텔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투자업체는 현재 라모도와 동대문패션TV 두 곳을 후보군으로 정해놓고 물밑에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쇼핑몰은 지하 5층 지상 12층 이상의 건물들로 2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앞에 위치해 관광호텔로 전환될 경우 사업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상가들은 현재 빈 상태로 방치돼 있어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많은 주변 특성을 감안할 때 호텔로 리모델링되면 중국ㆍ일본 여행객들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중구청 관계자는 "국내 자본이 미국계 자본과 함께 쇼핑몰을 인수해 외국인 관광호텔로 업종을 전환하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최근 이와 관련된 문의가 중구청에 들어왔으며 구청에서는 법이 정한 범위에서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최창식 중구청장은 명동과 동대문 등은 외국인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인 만큼 개점휴업 상태인 쇼핑몰을 관광호텔로 전환할 경우 적극 지원하라고 관련 부서에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동대문패션TV보다는 라모도와의 협상이 더 현실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분양 사태로 오픈도 못한 동대문패션TV는 롯데자산개발 측과 위탁 운영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롯데자산개발 관계자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며 "아직 풀어야 할 문제들이 많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내외 자본이 라모도와 동대문패션TV를 인수하기 위해 수백여명으로 나눠져 있는 구분등기 소유권자와 일일이 협상해야 하는 문제점도 있다. 결국 소유주들이 얼마나 동의하느냐에 따라 관광호텔로 전환하는 시점과 사업성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구청 관계자는 "이미 명동 밀리오레가 소유권자들의 동의를 거쳐서 쇼핑몰에서 관광호텔로 용도를 변경했다"며 "서울시내에 숙박시설이 부족한 상황인 탓에 구청이 이러한 용도변경을 승인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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