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등록금' 실현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10일 경찰의 금지 통고에도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대학생, 시민사회단체, 정치권 인사 등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전국등록금네트워크와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야4당은 이날 오후 7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정부와 여당에 조건 없는 반값 등록금 공약을 신속하게 현실화할 것을 촉구하는 '6.10 국민 촛불대회'를 열었다.
한대련 의장인 박자은 숙명여대 총학생회장은 "많은 분들이 오늘 집회에 오신 만큼 이 분들이 하고자 했던 말을 전달하고 실현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집회에 앞서 진행된 야4당의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정당 연설회'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학생들이 수업을 포기하고 거리에 나올 수밖에 없는 현실, 경찰서에 잡혀갔다가 나온 학생이 다시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는 현실이 정치인으로서, 기성세대로서 송구하고 무한책임을 느낀다"며 "반드시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주최측 추산 약 1만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집회에는 시험기간 중 또는 다음주 시험을 앞두고 참석한 학생들이 많았다.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온 정나현(사회학과 4학년)씨는 "시험보다 이 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오게 됐다"며 "학교에서 진행됐던 반값등록금 촉구를 위한 4개 대학 동맹휴업 투표도 투표율 저조로 무산됐지만, 이틀동안 그 정도면 학생들도 심각성을 자각하고 큰 관심을 보인 거라고 본다"고 전했다.
30~40대 직장인과 학부모들도 참석해 반값 등록금 촉구에 힘을 보탰다.
고3 딸을 뒀다는 직장인 하모(42ㆍ여)씨는 "지난 7일 집회에 이어 두번째 집회에 참여하게 됐다"며 "미대를 가고 싶어하는 딸의 등록금을 생각하면 걱정이 많다. 등록금이 적정 수준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각각 3개월, 4개월된 아이들과 함께 나온 주부들도 있었다. 오미선(33ㆍ여)씨는 "10년 전 내가 학교에 다닐 때도 대학생들이 등록금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고 휴학을 하곤 했다"며 "10년 전과 달라진 게 없는 상황에서 지금은 어리지만 언젠가 대학생이 될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이 자리에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