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와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의 10ㆍ30 재보선에서 대결이 무산될 상황이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손학규 고문을 찾아 출마를 요청했지만 손 고문이 이를 고사했다.
6일 민주당에 따르면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 4일 밤 손 고문과 1시간30분가량 심야 회동을 갖고 10·30 경기 화성갑 보궐 선거 출마를 요청했지만 손 고문이 일단 고사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렇게 중요할 때 당이 하나가 되고 그 구심점에서 손 고문이 역할을 해달라"며 출마를 권유했다. 김 대표는 이어 "지금 객관적으로 화성갑 선거의 상황이 어렵고 누가 나가더라도 쉽지 않은 선거라는 것을 안다"며 "하지만 손 고문이 역할을 해주고 당에서도 열심히 한다면 훨씬 가능성이 생기지 않겠느냐"고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고문은 이 같은 요청에 대해 "그동안 당이 어려울 때 몸을 던져왔지만 지금이 그런 상황인지는 잘 모르겠다"며 "지난 대선에 패배해 정권을 내주게 한 죄인이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게 국민 눈에 아름답게 비쳐지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고문은 이어 "내 입장에서 아무리 희생과 헌신을 한다고 생각하더라도 국민 눈에는 욕심으로 여겨질 것이고 국민의 눈으로 당과 나 자신을 깊게 살펴보고자 한다"며 "아무리 생각해봐도 국민의 눈으로 당과 나를 되돌아보니 이 결론에 도달했다"며 고사했다.
민주당 지도는 손 고문의 이 같은 고사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대책 마련에 나서는 동시에 손 고문을 다시 한 번 설득해보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특히 손 고문과 가까운 우원식ㆍ양승조 최고위원에게 손 고문의 정확한 의중을 파악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어제 저녁에 손 고문을 만났고 오늘도 일정이 끝나면 한 번 더 찾아 뵐 생각"이라며 삼고초려의 의중을 내비쳤다.
한편 민주당 만일 손 고문이 끝내 고사할 경우 민주당으로서는 대체 후보자를 찾아야 하는 만큼 6일로 예정됐던 공천심사위원회 회의 연기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