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도 與도 인사청문회 바짝 긴장


안경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행안위 전체회의서 민주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실시의 건을 의결하고 있다. 고영권기자

총리 및 장관 등 후보ㆍ내정자 10명에 대한 청문회 일정이 다가올수록 제기되는 의혹의 수준이 높아지자 정부여당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위장전입에서부터 부동산투기, 세금탈루, 논문표절, 자녀의 한국국적포기 등 제기되고 있는 의혹의 정도가 만만치 않은데다, 청문회 공조를 통한 야당의 공세도 예상을 훨씬 뛰어넘기 때문이다. 청와대나 여당은 “후보자 전원 사퇴”를 요구하는 야당의 주장을 정치공세로 일축하고 정면돌파를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청문회 과정에서 그간 공개되지 않는 또 다른 대형 의혹이 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도 크다.

◇쏟아지는 의혹…여당도 긴장= 국무총리나 장관후보자에 대한 쏟아지는 의혹은 각양각색이다. 내용도 매일 새로운 게 추가되고 있다.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는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이외 재산 문제가 부상하고 있다. 지난 2006년 말 기준 김 후보자의 재산은 3,800만원에 불과했지만 3년여 만에 3억7,349만원으로 10배 가량 늘었고, 2006년부터 2009년까지 김 후보자의 신용카드 공제액이 ‘0원’이라는데 대한 문제가 떠올랐다.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5차례에 걸쳐 위장전입 했다는 의혹과 함께 부동산 양도세 회피, 부동산투기, 그리고 후보자 부인의 위장취업 의혹이 불거졌다. 이재훈 지식경제부장관 후보자는 부인의 재개발을 노린 부동산 투기의혹과 전세보증금의 무리한 인상, 박사학위 취득과정도 문제로 제기됐다. 이번 인사 청문회에서 가장 큰 논란의 주인공이 되고 있는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는 지난해 3월 서울경찰청 산하 5개 기동단 팀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한 발언의 논란 이외 위장전입 의혹, 1억7,000만원의 조의금 등이 부상했다.

◇거물급 증인채택도…국세청장 관련 증인채택은 완강히 거부= 야당은 거물급 증인의 채택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국무총리나 특임장관 인사청문회에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 등을 채택한 게 대표적. 물론 이들이 증인으로 나설지는 불투명하다. 박 회장의 경우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증인으로 참석하지 않은 바 있다. 박 회장 등의 증인채택을 한나라당이 동의해 준데도 이런 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은 그래서 나온다. 동시에 민주당이 총리실 불법사찰 의혹과 관련, 지식경제부 제2차관으로 이동한 박영준 전 총리실 국무차장 등을 증인으로 요구하자 한나라당 입장에서 ‘딜’을 한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반면 국세청장 인사청문회의 증인채택을 놓고서는 한나라당도 양보 않고 있다. 국세청장 청문회 증인으로 민주당은 이상득 의원, 박 전 총리실 국무차장 등의 채택을 추진했지만 실패했고,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의 증인채택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한나라당이 야당 시절 국세청장을 청문회 대상으로 넣어 놓고서 이제 와서 보호하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청문회의 가장 큰 논란의 축이 되고 있는 조 경찰청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 일정은 민주당이 청문회 개최 불가 입장을 밝히며 퇴장해 한나라당 단독으로 결정했다. 청문회는 23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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