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사일러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담당 보좌관은 7일(현지시간) 한국이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우리나라의 AIIB 가입과 관련 미국 행정부 고위 당국자가 공개적으로 이 같은 입장을 보이기는 처음이다.

사일러 보좌관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인프라 투자와 개발에 관여하는 금융기관으로 세계은행(WB)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있으며 두 은행은 지배구조와 환경·사회적 세이프가드, 조달 측면에서 높은 기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그러나 AIIB가 현시점에서 이 같은 기준들을 이행할 수 있는지가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AIIB가 오랫동안 존속해온 세계은행이나 ADB와 같은 다자적 개발기관과 협력하거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며 “한국뿐 아니라 세계은행과 ADB와 함께 일하는 모든 국가들이 AIIB에 대해 공통의 의문점들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주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 당시 한국의 AIIB 가입을 공식 제안했으며, 우리 정부는 주요 사항 협의 및 검토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사일러 보좌관은 한중 정상이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 결정에 대한 공통의 우려를 표명한 것과 관련해 “공동성명에 조명되지 않았다는데 주목한다”며 “우리는 일본 정부가 집단적 자위권 추진을 투명한 방법으로 이행하고 한국 등 주변국과 신뢰를 쌓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한국형 미사일 방어(KAMD) 체계의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 편입 논란에 대해서는 “우리는 한국이 독자적이고 (미국과의) 상호운용성이 높은 미사일 방어체계를 추구하는 것을 인정하고 이해한다”며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는데 있어 한국과의 미사일 방어 협력을 실용적이고 실질적이며 경제적으로 타당성 있는 방법으로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사일 협력은 한·미 양자간 대화의 중요한 부분”이라며 “앞으로 한·미·일 3국간 미사일 협력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