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는 14일 국영 가스회사인 가즈프롬과 국영 석유회사 로즈네프트의 합병을 승인하고 가즈프롬에 대한 외국인투자제한조치를 해제하기로 했다.
러시아 정부는 현재 가즈프롬 지분 39%와 로즈네프트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으며 주식교환을 통해 양사가 합병하면 합병회사의 지분 50% 이상을 확보하게 된다. 이번 합병은 올해 말까지 완료될 예정이며 이와 함께 가즈프롬에 대한 외국인 투자제한도 모두 풀린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현재 해외주식예탁증서를 통해 가즈프롬 지분 20%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자본시장에서 이중규제를 철폐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를 위한 다양한 시장친화적 정책들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국영에너지회사간 합병과 외국인투자 자유화는 학교 인질사태를 계기로 러시아정부가 중앙집권적 정책을 강화하면서 불안감을 느낀 외국인 투자가들을 달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또 에너지분야에 대한 정부의 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시도로 해석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미 크렘린 출신의 심복들을 각각 가즈프롬과 로즈네프트의 회장으로 전진배치한 상태다.
일부에서는 이번 합병이 푸틴 대통령과의 정치적 갈등으로 파산위기에 몰린 석유재벌 유코스의 핵심자회사 유간스그네프테가즈를 인수하기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가즈프롬의 최고경영자인 알렉세이 밀러는 “다른 회사의 입찰에는 관심이 없으며 유코스의 안정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가즈프롬은 전세계 가스 생산량의 20%, 러시아 가스 생산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세계최대 가스회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