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우승 고프다’

박지성이 벼랑 끝에 내몰린 히딩크 감독을 구했다. 2002 한ㆍ일 월드컵 D조 예선리그 포르투갈과의 최종전(1_0승)에서 한국의 16강행을 확정 짓는 결승골을 터뜨렸던 박지성이 또 한번 굵직한 대회의 예선 막판에서 결정적인 축포를 쐈다. 그리고 이번엔 16강이 아니라 결승진출이라는 선물을 팀에 안겼다. 박지성이 전반 3분 첫 골을 뽑고 이영표가 후반 35분 쐐기골을 도움한 아인트호벤은 준우승 상금 50만 달러(약 6억 원)를 확보하는 한편, 오는 22일 오후 7시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올림피크 리옹(프랑스)과 우승 상금 200만 달러(약 24억 원)를 놓고 대망의 결승전을 벌이게 됐다. 박지성(22)은 20일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03 피스컵 코리아 LA 갤럭시와의 B조 예선 최종전에서 천금 같은 선제 골을 뽑아내 팀의 4_1 대승을 이끌었다. 지난 16일 1860 뮌헨전에 이어 2호 골을 기록한 박지성은 팀 동료 로벤, 올림피크 리옹의 베르고뉴 등과 함께 득점 공동 1위에 올라 결승전 활약에 따라 대회 초대 득점왕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아인트호벤은 이날 승리로 승점 6(2승 1패)을 마크, 같은 시각 1860 뮌헨(독일)에 0_1로 패한 나시오날(우루과이ㆍ이상 승점 4)을 제치고 조 1위를 차지했다. 홍명보가 3경기 연속 풀 타임 출장하며 분전한 LA 갤럭시(미국)는 2무 1패(승점 2)로 조 최하위에 머물렀다. 경기 초반부터 거세게 상대 진영을 파고든 아인트호벤은 전반 3분 박지성의 선제 골로 손쉽게 게임을 풀어나갔다. 헤셀링크의 슛이 갤럭시 수비수의 몸 맞고 나오자 페널티 에어리어 정면에 서 있던 박지성이 총알 같은 오른발 슛으로 상대 오른쪽 골망을 갈랐다. 특히 이날 득점은 지난 연말 팬 클럽 모임에서 “박지성에게 대표팀 배번(20)을 물려주고 싶다”고 말한 홍명보가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 더욱 의미가 깊었다. 아인트호벤은 박지성의 골을 시작으로 헤셀링크 데용 반봄멜이 릴레이 골을 성공시켜 차콘이 한 골을 만회한 갤럭시에 완승을 거뒀다. 울산 문수 월드컵 경기장에서는 조 1위를 달리던 나시오날이 1860 뮌헨에 0_1로 덜미를 잡혀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뮌헨은 후반 20분 골잡이 슈로트가 선제 결승골을 뽑아내 대회 마지막 경기에서 첫 승을 거뒀다. 한편 19일 열린 A조 예선 최종전에서는 올림피크 리옹이 성남 일화를 1_0으로 꺾어 결승에 진출했고, 베식타스(터키)와 카이저 치프스(남아프리카공화국)는 2_2로 비겼다. <신화섭기자, 박천규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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