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비리 3차 수사가 예상대로 정ㆍ관계 로비 의혹을 밝히지 못했다. 고객 예금을 빼돌리거나 불법대출로 대주주의 자산을 불리는 등 '백화점식 비리'를 저지른 솔로몬ㆍ미래ㆍ한국ㆍ한주 등 4개 저축은행 회장들을 사법처리했을 뿐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산하 저축은행비리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20일 윤현수(59) 한국저축은행 회장과 김임순(53) 한주저축은행 대표 등 관계자 11명을 구속 기소하는 내용의 저축은행 비리 3차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은 정ㆍ관계 로비 의혹의 핵심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 부분을 전혀 파헤치지 못했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의 보좌관인 박배수(46)씨가 제일저축은행 측으로부터 받은 1억5,000만원을 개인 비리로 판단했다. 박씨는 유동천(72) 제일저축은행 회장에게서 당국의 조사를 완화시켜달라는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김찬경(56)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임석(50)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에게 정ㆍ관계 로비를 부탁한 정황도 밝히지 못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7월께 자신의 집무실에 걸어두며 감상했던 도상봉 화백의 '라일락(시가 3억2,000만원)'과 이중섭 화백의 '가족(시가 3억7,000만원)'을 평소에 친분이 있던 임 회장에게 건네며 금융감독원 조사를 무마해달라는 청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그림뿐 아니라 금괴 1㎏ 6개와 현금 14억원도 오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금품이 실제 로비에 사용됐는지, 추가로 청탁과 결부된 물품이 있는 지 등에 대한 수사는 과제로 남았다.
합수단 관계자는 "대주주 오너 비리에 대한 수사는 추가로 더 필요하다. 큰 틀에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면 된다"며 "향후 조성된 비자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확인해나갈 예정이며 정ㆍ관계 로비 의혹 부분을 살피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