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대투 공적자금투입] '돈먹는 하마' 될까 우려

일부에서는 금년초에 이어 지난 9월 또 한차례의 대규모 공적자금이 투입됐던 제일, 서울은행과 같이 한국투신, 대한투신도 부실이 커짐에 따라「공적자금 먹는 하마」가 되지 않을 까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실을 정리하려면 충분한 자금을 투여, 한꺼번에 확실하게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반면 재정경제부등 정부당국은 이번 투입수준이 「충분한 규모」는 아니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새로운 경영진과 직원들의 뼈를 깍는 자구노력, 금융시장 정상화가 전제된다면 두 투신사가 회생가능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한투·대투 부실규모 얼마나 될까=먼저 9월말 기준 두 회사의 자 본 잠식규모는 한투 1조1,544억원, 대투 5,985억원등 1조7,529억원에 이르고 있다. 여기에 대우부실에 따른 두회사의 손실규모(수익증권 개인·법인비중 40%, 대우채 손실률 50% 전제)는 한투 3,000-4,000억원, 대투 2,000-3,000억원등 총 5,000-7,000억원에 달한다. 비대우부실은 부도채권(부도, 청산, 파산, 법정관리등)과 준부도채권(워크아웃, 가교리스등)으로 나눌 수 있다. 부도채권은 정해진 상각률에 따라 일할상 각되면서 수익률에 계산되지만 장부가의 50%만 일할상각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회수율이 「제로」라고 해도 장부가의 50%는 살아 있다. 결국 50%이상 과대평가되면서 투신의 부담이 되고 있는 셈이다. 부도채권(어음포함) 규모는 한투 9,159억원, 대투 6,884억원등으로 합하면 1조6,043억원이다. 과대평가율을 50%로만 계산해도 부도채권으로 인한 양 투신의 부담은 8,021억원이다. 준부도채권은 형식적으로는 정상채권이면서도 이자지급이 유예돼 있거나 부도리스크가 큰 워크아웃 기업의 채권등을 말한다. 한국투신의 준부도채권(회사채와 기업어음)규모는 1조7,877억원, 대투는 1조1,086억원으로 합하면 2조8,963억원이다. 이들 채권은 수익률 계산시 정상채권으로 간주하면서도 실제로는 이자지급이 유예되거나 부도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준부도채권의 손실률을 30%로 계산하면 8,688억원이 두회사의 손실규모이다. 결국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양 회사의 전체 부실규모는 자본잠식분 1조7,529억원, 대우 손실분 5,000-7,000억원, 비대우채권에서 부도채권부문 8,021억원, 준부도채권 부문 8,688억원등 3조8,000억원-4조원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계산에는 그동안의 금리인상에 따른 부실과 비대우채권부분의 잠재적 부실에 대한 고려는 없다. ◇3조5,000억원투입, 충분한가=결국 한투, 대투의 전체 부실규모가 3조8,000억원-4조원으로 추정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규모 3조5,000억원은 말그대로「최소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정도의 규모로 양 투신사를 단지 「클린 투신」이 아니라 정상적인 영업이 가능한 「재무안정성을 갖춘 신뢰받는 금융기관」으로 만들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 정도의 투입규모가 최소수준이라는 점을 알고 있지만 공적자금은 결국 국민세금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처음부터 충분한 수준의 투입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양 투신사 경영진과 직원들의 뼈를 깍는 노력, 주식·채권시장 안정등 금융시장 정상화를 전제로 양 투신사가 회생할 수 있는 최소수준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론 앞으로 부실규모가 커지면서 추가지원의 필요성이 발생하면 다시 지원하는 일도 발생할 수 있다』며 『외국의 구조조정 사례를 봐도 처음부터 충분한 지원을 하는 일은 없다』고 덧붙였다. ◇시장신뢰가 관건=두 투신사가 주식, 채권등 유가증권 운용기관이라고 볼 때 양 투신 정상화의 관건은 주식·채권시장 안정이다. 거꾸로 양 투신은 금융시장의 최대 큰 손이기 때문에 두 투신의 정상화가 금융시장 안정의 전제가 된다. 물고 물리는 관계인 것이다. 따라서 대우처리방식과 3조5,000억원을 투입하는 두 투신 정상화방안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결국 한투, 대투 회생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안의식 기자. 정재홍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