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골프장 이용료)가 또다시 꿈틀대고 있다.
17일 관련업계 및 본지 전화조사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그린피를 인상한 곳이 10여 개소에 달했다. 또 다수의 골프장이 올려 받을 계획을 가지고 있어 올해도 `연쇄 그린피 인상`이라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 골퍼들에게 전해질 전망이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개장 운영중인 골프장 가운데 주말 비회원 그린피가 가장 많이 오른 곳은 덕평CC로 2만5,000원이 오른 17만원을 받고 있다. 주중 이용료가 가장 많이 오른 곳은 2만원씩 인상된 그랜드와 덕평CC(이상 13만원)였다. 골프장 평균 인상 금액은 1만~2만원 수준이었으며 특히 주말 이용료는 인상폭이 2만원 이상인 곳이 많아 주로 주말에 골프장을 이용하는 아마추어 골퍼들은 그린피 인상을 더욱 절감할 것으로 보인다.
시범라운드 중인 실크리버와 프리스틴밸리도 최근 각각 3만6,000원과 1만원을 올려 받고 있다. 이 밖에 인상 계획을 세워놓은 P, N 등 수도권 골프장과 영호남 소재 일부 골프장들도 인상 시기를 살피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그린피 인상은 뚜렷한 근거나 이유가 없다는 지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골프장 측은 “매년 오르는 것 아니냐” “다른 데 다 올렸지만 우리는 작년에 올리지 않았다”는 반응으로 일관해 골퍼들이 더욱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경기도 한 골프장 관계자는 “골퍼들이 주변 골프장보다 그린피가 싸면 (코스나 서비스 등이) 떨어지는 것으로 볼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골퍼들은 “경기 불황 속에서도 골프장은 호황을 누렸는데 매년 이용료를 올리는 이유를 도대체 알 수가 없다”면서 “골프장들의 경쟁에 애꿎은 골퍼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실제로 골프장 이용료는 거의 매년 인상 행진을 벌여왔다. 골프장마다 반기별, 또는 격년 등 `엇갈리기` 식으로 올리고 있어 결국은 전체적으로 상향 조정돼 왔던 것. 이에 따라 그린피가 `때 되면 올리는` 식의 일률적인 책정 방식에서 탈피,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근거에 기초해야 한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한편 제주 지역이 국제자유도시로 지정됨에 따라 세금 감면혜택을 받으면서 이용료 조정 시 심의를 받기로 돼 있는 제주도내 골프장들도 입장요금을 인상했거나 인상할 방침이다. 도내 6개 골프장은 최근 최고 37%까지 입장료를 올리겠다고 제주도에 심의신청서를 냈으나 도 측이 9~28%로 인상 범위를 정해 이를 기준으로 인상료를 결정했다. 파라다이스GC가 지난 15일부터 오른 요금을 받고 있으며 다이너스티와 오라CC는 오는 21일부터, 그리고 중문과 핀크스, 나인브릿지 등은 5월 이후부터 인상된 요금을 적용할 예정이다.
<박민영기자 my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