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자유치 亞 꼴찌 수준

GDP대비 9.2% 불과… 홍콩 256%·中 36%에 크게 뒤져
LG硏 "노동시장 경직·과다 규제가 걸림돌"

경직된 노동시장과 과다한 시장 규제 등으로 한국의 외국인 투자 유치 실적이 아시아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LG경제연구원은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의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대비 외국인 투자 비율은 GDP 규모가 큰 일본과 인도를 제외하면 아시아에서 ‘꼴찌’를 기록했다고 13일 밝혔다. UNCTAD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GDP 대비 외국인 투자 비율은 9.2%로 중국 36.2%, 홍콩 265.7%, 타이완 11.9%, 싱가포르 142.7%에 비해 크게 뒤쳐지는 수준이다. 특히 고정자산 투자 대비 외국인 투자 비율은 1.6%에 불과, 중국(10.4%), 말레이시아(16.5), 싱가포르(45.6%)와 비교할 때 상황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LG경제 연구원은 ‘외자유치 아직 갈길 멀다’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한국의 소득수준, 성장 속도, 기술 능력 등을 고려한 외국인 투자 잠재지수는 140개국 중 18위를 차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로는 외국인 투자를 많이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투자 및 고용창출면에서 국내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큰 신규설립형 직접 투자와 제조업 투자가 외국인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최근 계속 낮아지는 등 외국인 투자의 질도 떨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처럼 한국의 외국인 투자가 양과 질적 면에서 크게 뒤지는 원인으로는 ▦노동 시장 경직 ▦불필요한 시장 규제 ▦부족한 고급 인력과 취약한 지식 기술개발 환경 등이 꼽혔다. 특히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대립적인 노사관계가 외국인 투자를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됐다. 이와 관련, IMD국가 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인구 1,000명당 노동 손실일수는 연평균 30.7일로 싱가포르, 중국, 타이완, 홍콩 등에 비해 30배 가까이 많았다. 이로 인해 한국의 노사 관계 부문 경쟁력은 조사 대상 59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양희승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경쟁력을 잃은 산업부문이 중국 등 개발도상국으로 빠져나가는 대신 국내 산업구조를 고부가가치화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양질의 외국인 투자 유치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양희승 연구원은 또 “정부가 외국인 투자 활성화를 위해 동북아경제중심 프로젝트 등을 전개하고 있지만 외국인투자의 핵심적인 걸림돌은 정책적 인센티브 부족이 아니라 노동시장과 규제환경 등의 근본적 제도의 결함”이라고 덧붙였다. / 윤혜경기자 ligh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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