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초대석]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

"北6자회담 복귀, 현실적 판단할것"
16월 위기설은 말도 안돼…中등 통해 계속 설득중
최근 한미간 잇달은 논란은 조율에 시간걸린 때문
국위에 걸맞는 외교서비스 위해 외교관 확충 시급


[월요초대석]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 "北6자회담 복귀, 현실적 판단할것" 16월 위기설은 말도 안돼…中등 통해 계속 설득중최근 한미간 잇달은 논란은 조율에 시간걸린 때문국위에 걸맞는 외교서비스 위해 외교관 확충 시급 정리=전용호 기자 chamgil@sed.co.kr 사진=이호재기자 관련기사 • [월요초대석] 반기문 장관 발자취 • [월요초대석] 내가 본 潘장관 “활시위를 오랫동안 당기고 있으면 자기 팔도 아프지 않습니까. 팔을 놓든지 당기든지 해야죠. 결국 북한도 현실적으로 판단할 것입니다.” 반기문(사진) 외교통상부 장관은 29일 북핵 문제에 대해 ‘활시위론’을 제기하면서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으면 온갖 국제적 압력과 비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 장관은 북한이 이제는 활시위를 당기든지(6자회담 불참), 팔을 놓든지(6자회담 재개) 선택의 기로에 있다며 “북한은 6자회담에 조속히 복귀해 안전보장과 경제적 지원 등의 문제를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 장관은 외교문제가 국민의 관심사로 떠오른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의 국력이 신장됐기 때문이라며 외교관 확충 등 외교부의 힘을 길러 국위에 걸맞은 외교성과를 거두고 국민들에게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다짐했다. -외교부가 조용해야 나라가 편한데 조용한 날이 별로 없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우리나라가 커져서 그렇습니다. 과거에 장관을 여러분 모셨는데 그분들도 나름대로 바빴지만 요새 저만큼 신체적으로, 이슈적으로 바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 이유를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두 가지 때문입니다. 먼저 우리나라 국력이 커져서 안 걸리는 데가 없습니다. 우리나라가 참여를 한다든지 돈을 내든지 무슨 일이든 해야 할 것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또 민주화되면서 사회가 투명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국민 전부가 알고 싶어하고 알려야 할 상황이 됐습니다. 과거에는 중요한 것은 청와대에 보고하고 시행하다 잘못되면 접어두고 안 올리면 됐는데 많이 달라졌습니다. -미국 외교당국자들의 한국 관련 발언은 파장이 큰데 정작 우리 외교관들의 생각과 발언은 그렇지 않아 국제사회에 우리 입장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경우가 가끔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우리 뉴스가 서울발로 나가게 만들라고 말합니다. 콜린 파월 전 미 국무부 장관이나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 등은 세계 어디에서 말해도 파장이 큽니다. 그런데 저는 매일 내ㆍ외신 브리핑을 해도 외국으로 기사가 튀어나가지 않습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기분 좋은 것은 미 국무부 기자들이 최근 저의 서울발 뉴스를 보고 백악관에서 질문을 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국력이 신葯틈募?반증입니다. 더 노력해야겠지만 옛날보다는 많이 알려졌죠.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북한과 함께 미국도 좀더 유연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주장이 많습니다. ▲우리는 그간 미ㆍ중 등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설득했습니다. 동시에 북한에 대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회담재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집중 노력했습니다. 북한은 우선 6자회담에 조속히 복귀해 자신의 관심사항을 제기해야 할 것이며 이렇게 함으로써 대화와 협상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이 가능할 것입니다. 안전보장과 경제적 지원 등의 문제도 6자회담에서 충분히 논의될 수 있습니다. 회담을 통해 협의할 내용을 회담장 밖에서 먼저 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미국 우파가 변하면 북핵 문제가 잘될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데요. ▲우리가 미국에 대해 과거보다 훨씬 솔직하게 입장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미국에 비해 제도 등이 부족하므로 따라갔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제도와 민주화가 비슷해 우리의 입장과 논리를 정확히 전달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그들이 생각하는 대로 잘됐지만 지금은 조율하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보수적인 사람들에게는 한미간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쳐지고 있습니다. 최근에 논란이 되고 있는 동북아균형자론, 작계 5029, 전략적 유연성 등이 그런 맥락입니다. 그 전에는 전략적 유연성에 대해 논할 필요가 없었지만 미군 철수, 무기 발전 등 독트린 자체와 전략개념이 변하고 있습니다. -논란이 있었던 ‘6월 위기설’의 6월이 코앞입니다. ▲위기설은 말도 안됩니다. 북한도 11개월을 끌어오는 과정에서 온갖 국제적 압째?비판을 받았습니다. 북한이 생존수단인지는 모르나 상당히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활시위를 오랫동안 당기고 있으면 자기 팔도 아프지 않습니까. 팔을 놓든지 당기든지 해야죠. 결국 북한도 현실적으로 판단할 것입니다. 현실적이고 전략적인 결단을 위해 계속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북한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남북관계는 장관급 회담을 통해 돌파구를 만들고 있습니다. 미국도 북한과 접촉채널을 통해 ‘주권국가’ ’6자회담 내 양자회담’ 등의 발언을 하지 않습니까. -후진타오 중국 주석은 최근 ‘6자회담이 힘들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그것은 현상을 말한 것이고 전망은 아니라고 봅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서도 전망을 밝힌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까지 6자회담이 안된 것은 사실 아닙니까. 앞으로의 외교적 노력까지 합하면 전망은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과의 비자 면제 문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두달에 한번 논의하고 있습니다. 비자 거부율이 3% 이하로 내려가야 하는데 이에 근접해가고 있습니다. 문제는 국민이 사실에 입각한 여행서류를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서류를 꾸며서 쓰면 미국도 다 압니다. 그간 파월 전 국무부 장관과 라이스 장관 등에게 몇 차례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문제의 중요성과 심각성을 전달했습니다. 이 문제가 잘되면 한미간 관계도 잘될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대사가 차관보로 자리를 옮겼는데 누구보다 이 내용을 잘 압니다. 유리한 상황입니다. -외교부의 인력구조나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적지않습니다. 복수차관 문제도 난망입니다. ▲복수차관 도입은 시급한 문제입니다. 정치권도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하루에 5, 6명의 총리급 외빈의 방문을 받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장관과 차관의 일정이 빡빡해 국무회의 참석을 맞바꾸는 등 곡예하듯 별 일정을 다 조정합니다. 장관ㆍ차관 중 한 사람은 본부를 지켜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때가 많습니다. 둘 다 본부에 며칠 동안 없을 때도 있습니다. 국무회의에서 장ㆍ차관이 모두 해외로 나가 외교부 안건을 국무조정실장이 대신 상정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복수차관제를 해야겠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입니다. 외교부 직원 1,500여명도 너무 적습니다. 130개 공관에 절반의 인력을 배치해도 평균 5명 정도밖에 안됩니다. 주미ㆍ중국ㆍUN 등에 20~30명씩 배치하면 나머지 공관은 60% 이상이 대사 밑에 직원이 2~3명 정도 됩니다. 너무 엄살부리는 것 아니냐는 반론도 들었지만 줄이는 게 능사가 아닙니다. 외교역량 강화를 위한 혁신이 필요합니다. 문제는 사람들이 그런 것을 이해하면서도 제도개선과 인력 늘리는 데는 인색하다는 점입니다. 콜센터와 자원봉사 인력을 쓰면서 버텨나가고 있지만 보다 고차원적인 외교와 대국민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외교전선의 첨병인 외교관 증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대담: 권홍우 정치부장 hongw@sed.co.kr 입력시간 : 2005/05/29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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