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百 상인점 20일 개장, 대구 `2차 유통전쟁` 예고

지난해 롯데백화점 대구점의 개장으로 얼어붙은 내수 속에서도 치열한 전투를 벌인 대구지역 유통업계가 또 다시 한판 혈전이 벌어질 양상이다. 오는 20일 롯데백화점 상인점 개장을 계기로 지역 유통계에서 롯데의 시장 점유율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구 토종 백화점은 물론 할인점 업계마저 대대적인 공세로 나서 지난해에 이어 2차대전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3년 1차 유통전쟁=지난해 롯데백화점의 대구진출을 계기로 지역 백화점 업계는 연중 무휴 세일행사를 벌일 정도로 치열한 시장 쟁탈경쟁을 벌였다. 한 백화점의 경우 2003년 한해 동안 모두 22회에 걸쳐 249일 동안 세일행사를 벌려 275억원의 경비를 지출했다. 이는 롯데백화점이 대구에 진출하기 전인 2002년 한해 이 백화점이 3차례, 24일에 걸쳐 45억원의 행사 경비를 지출한 것과 비교할 때 행사일수로는 10배, 경비는 6배나 더 지출할 정도로 엄청난 공세를 폈다. 백화점 한관계자는 “롯데라는 거대 기업의 무차별 공격에 맞서느라 굉장한 출혈을 하는 등 대구 백화점 업계 모두가 피투성이가 됐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아파트 경품, 100% 당첨이벤트 등 백화점마다 수시로 벌인 각종 이벤트까지 포함할 경우 지난해 대구지역 백화점업계는 영업일수 352일 가운데 85%인 300일은 세일을 실시한 것으로 자체 분석할 정도다. 특히 대구ㆍ동아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전년도 보다 15%안팎으로 떨어지는 극심한 불황 속에서 이 같은 한판 싸움을 펼쳐 그 충격은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2004년 2차 유통전쟁=롯데백화점은 오는 20일 대구시 달서구 상인동에 연면적 1만9,000여평, 영업면적 8,000여평 규모의 상인점을 오픈한다. 이 점포는 대형 백화점들이 위치한 기존 상권과 다소 떨어진 대구의 서부지역에 입지하고 있어 신도시를 형성하고 있는 달서구와 달성군 등지의 고객을 흡수할 것으로 보여 지역 유통가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롯데백화점은 상인점 오픈으로 대구 백화점업계에서 시장점유율을 대폭 올릴 계획이다. 우선 올 시장 점유율을 대구ㆍ상인점 각 23%, 13%까지 끌어 올려 대구 백화점 업계에 확실한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롯데백화점은 대대적인 공세를 펼 것으로 보인다. 물론 롯데측은 지난해 지나친 세일경쟁을 의식해 “행사와 각종 이벤트를 지난해 보다 강화시키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구ㆍ동아백화점 등 토종 백화점들은 상인점 오픈에 앞서 대대적인 매장 리뉴얼 작업을 벌이는 한편 고객 편의시설 및 멀티플렉스 등 엔터테인먼트공간 추가 확보 등을 통해 공세를 벌이고 있다. 이와 함께 롯데 상인점 인근에는 E마트 월배점, 홈플러스 성서점, 월마트 성서점 등 할인점들도 대거 모여 있어 식품매장을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할인점 업계 관계자는 “업태는 다르지만 개점 초기 상당수의 고객 유출을 예상하고 있다”며 업체마다 대대적인 사은행사를 계획하는 등 일전을 벌일 준비를 하고 있다. <대구=김태일기자 ti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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