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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친구와 처음 만나면 무엇을 하나요?”
“나와 비슷한 점을 찾으면서 공감하고 다른 점을 발견하면서 차이를 알게 되죠.”
26일 오후 서울시 중구 만리동에 위치한 환일고등학교 독보도서관에는 이 학교 도서부와 신문부 학생 20여명이 동아리 활동의 일환으로 용산도서관에서 마련한 고인돌(고전인문학이돌아오다) 강좌를 듣기 위해 모였다. ‘고인돌(고전인문학이돌아오다)’은 서울시교육청과 본지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기획 운영하고 KT가 후원하는 청소년과 시민들을 위한 고전인문 아카데미로 올해 3회째다.
소설가 방현희 씨가 맡은 이번 강좌는 ‘소설과 영화로 관계읽기’라는 제목으로 3회에 걸쳐 열린다. 방 씨는 이날 ‘나의 정체성 니들이 알어?’라는 주제로 자아와 정신 그리고 영혼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자아와 정신과 영혼의 3박자가 균형을 이루어야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방 씨가 말하는 자아, 정신, 그리고 영혼을 충족시키는 방법은 간단해 보이지만 실현시키기까지는 녹록치만은 않다. 자아란 일관된 경험 즉 양육된 경험에 의해서 키워지며, 정신은 지적인 습득과 타인과의 관계에 의해서 형성되며 영혼은 자신의 감수성에 의해 발달이 된다는 것. “자아, 정신, 영혼 세가지가 균형있게 발달하기가 사실은 쉽지 않아요. 환경에 의헤 세가지 중 하나가 좌절을 겪기도 하고 때로는 트라우마를 겪으면서 병증으로 나타나면서 자아를 잃어버릴 수도 있어요.”
이날 소개된 영화와 소설은 코지마 마사유키 감독의 2008년작 애니메이션 ‘피아노의 숲’과 로맹가리의 소설 ‘자기 앞의 생’이다.
강의는 ‘피아노의 숲’을 보면서 주인공 카이와 슈헤이의 이야기를 통해 피아노라는 공통의 관심사로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해 나갔다. 방 씨는 “친구들과 처음 만날 때 서로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나의 정체성에 대해서 인식하게 된다”며 “사람마다 인정받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는데 나를 인정해주는 존재가 있다는 것은 자신의 존엄함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3회에 걸쳐 열리는 이번 강좌는 환일고에서 9월23일까지 격주로 열린다. 아울러 염광여자메디텍고(9월 30일), 국악고(12월 중) 등에서도 열릴 예정이다.
한편, 올해 3회째인 고인돌(고전인문학이돌아오다)은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21곳과 서울시 중고등학교 30여 곳에서 12월까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세부 프로그램은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포털 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 강좌는 무료이며 신청은 해당 도서관으로 문의하면 된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