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기가 불안하다] 이용문화 실종 `위험천만'

10여년전 히트한 모 속옷광고. 엘리베이터에 타고있는 여성을 바라보던 남자는 문이 닫히고 여자가 떠나가자 닫힌 승강기의 문을 힘차게 두드린다. 광고는 히트했지만 사실 이 남자의 행동은 위험천만이었다.엘리베이터에는 본체의 문과 함께 층마다 문이 따로 있다. 이 문은 금속성의 겉느낌과는 다르게 상당히 약하다. 지난해 일어난 승강기 사고 중 이용자의 부주의로 인한 것이 25%에 이른다. 보수관리도 중요하지만 이용자의 안전의식도 사고를 줄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어린이들의 경우 승강기를 탄 상태에서 장난을 치는 경우가 많아 사고의 위험이 높다. 지난해 10세미만의 유아사고가 예년에 비해 크게 늘어 보호자의 각별한 주의와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밧줄을 목에 감고 놀던 어린이가 밧줄의 한쪽 끝 매듭이 엘리베이터에 걸려 질식사하는 사고가 있었다. 또 카도어가 없는 자동차용 엘리베이터에서 문이 열려져 있는 것을 보고 들어가 장난하던 어린이가 추락하는 사고도 있었다. 개인의 부주의로 일어나는 사고는 이용자들의 안전불감증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이는 백화점이나 지하철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오르내리는 사람을 보면 쉽게 알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두손을 주머니에 넣고 혹은 신문 등을 읽으면서 이용한다. 일부 여자들의 길게 끌리는 치마를 입고 아무렇지 않게 이용하고 있지만 이것도 위험하다. 틈새에 옷이 끼기만 하더라도 아찔한 사고로 이어진다. 인명피해를 입는 가장 많은 유형은 고장이 난 엘리베이터에서 탈출하다 일어나는 것이다. 안에 갖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황하게 되고 급하게 빠져나오려 하지만 이것이 더큰 화를 부른다. 층과 층사이에서 엘리베이터가 멈췄을때 무리하게 문을 열고 탈출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갖힌 사람의 대응도 침착해야 하지만 외부 관리자는 비상사태가 일어났을때 비상연락망을 가동시켜 불안감을 해소시켜주고 행동요령 등을 알려줘야 한다. 승강기 관련 종사자들은 『국내에는 승강기이용자만 있고 이용 문화는 없다』고 말한다. 이는 사용자들이 만들어가야 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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