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플라자] 국내 제약업계 신용등급 무더기 하락

국내 제약업체들의 신용등급이 절반이상 투자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투기종목으로 추락했다.18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단행한 기업어음(CP)에 대한 신용등급 심사에서 대상제약업체 9곳중 종근당, 중외제약등 5개업체가 투기등급인 B등급이하이고 한단계 이상 하락한 업체도 5개 회사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양약품의 경우 지난해 3월 투자등급인 「A2」에서 「A3-」로 내려간데 이어 12월에는 「B」로 추락하는 등 작년에만 무려 6단계나 추락해 제약업계중 최대의 하락폭을 보였다. 광동제약도 97년 「B+」에서 「C」로 떨어져 최악의 신용을 보였다. 지난해까지 투기종목으로 분류된 제약사는 6곳이었고 「C」는 한곳도 없었다. 반면 이전에 비해 상향조정된 곳은 삼천리제약뿐인 것으로 조사됐다. 삼천리는 97년말 심사에서 「A2-」를 기록했으나 이번에 「A2」로 올라서 업계 최고의 신용업체로 부상했다. 이와같은 현상은 다른 신용평가기관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 한국기업평가㈜에서는 투자적격업체가 녹십자와 한미, 동아 3곳에 불과했고 한국신용정보㈜의 심사에서도 4개업체만이 투기등급을 면했다. 제약업체들의 신용등급이 이처럼 내려앉은 것은 주력제품이 다양하지 못해 불황에 제대로 대처할 능력이 부족하거나 계열사가 부실해진 경우가 주원인이다. 일양은 주력제품인 「원비디」와 「영비천」이 판매부진에 허덕이면서 신축중인 공사가 중단되고 신약개발등 연구개발투자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종근당은 계열사인 안성유리의 수익구조가 좋지 않아 본사에 부담을 주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업계의 한관계자는 『제약업체들의 신용등급이 악화되고 있는 것은 연구개발이나 주력제품 다변화에 힘쓰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신약개발을 위해 상위제약사들간의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등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송영규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