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생 매각과 한화의 과제

그 동안 많은 논란을 빚어왔던 대한생명 처리문제가 23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우선협상대상자인 한화그룹의 인수를 허용키로 최종 결정됐다. 정부는 대생의 매각으로 하나은행의 서울은행 인수에 이어 또 하나의 주요 부실금융기업 정리 성과를 거두게 됐다. 3조5,500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고, 자산가치가 23조원에 이르는 대생의 매각가는 1조6,150억원으로 한화는 이의 51%를 8,236억원에 인수한다. 국내기업에 대한 역차별 시비가 일 정도로 한화의 대생 인수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공자위가 세차례에 걸쳐 매각가격기준을 변경하는 바람에 한화측은 인수포기 의사를 밝히기 까지 했다. 그 결과 예금보험공사 측은 매각가를 당초보다 2,500억원 정도를 더 받게 돼 헐값 매각 시비는 덜게 됐다. 그러나 공자위 표결에서 민간위원 세 사람이 반대표를 던진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대생 매각에는 문제의 소지가 없지 않다. 무엇보다 인수자인 한화의 재무구조다. 한화는 부채비율이 232%로 다른 재벌기업에 비해 높은 편이다. 한화는 2005년 말까지 부채비율을 200%이하로 내리기로 한 약정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한화는 외환위기 이후 모범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를 탈출한 기업이다. 대생의 인수를 계기로 한화는 제2의 탄생 계기를 맞았다. 한화는 금융보험을 핵심사업으로, 유통레저를 전략사업, 기존의 제조업을 내실화 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한다. 이는 한화가 다시 한번 새 차원의 구조조정에 들어가야 함을 의미한다. 수익성이 없는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핵심분야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대생을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유능한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화그룹은 금융보험업에는 이렇다 할 경험이 없다. 지방은행과 종금사ㆍ소형 보험사를 경영한 적이 있으나 외환위기 때 퇴출당하는 등 실적이 나빠 대생의 인수자격 논란을 초래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특히 보험업은 방카슈랑스 시대를 앞두고 무한경쟁 시대에 돌입할 전망이다. 비록 대생이 지금은 국내시장점유율 2위라고 하지만 이런 시장여건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탁월한 경영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대생은 지난 회계년도에 8,500억원의 당기순익을 냈다. 대생의 자산가치 1조6,150억원도 매년 7,000~8,000억원의 당기순익을 지속하는 것을 전제로 산정된 것이다. 仄鳧?시장여건에서 이를 달성하는 것은 결코 만만찮은 과제다. 한화는 이를 위해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화의 대생 인수가 두 기업은 물론이고 국가경제에 시너지 효과를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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