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신입사원 수련회 취소… 예비군 훈련 연기까지

■ 기업·軍 등 비상대책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경기도 내 초등·중학교가 대규모 휴교 또는 휴업에 들어간 가운데 삼성과 현대차 등 대기업들도 예정된 행사를 잇따라 취소하는 등 추가 감염예방에 나서고 있다. 특히 군은 예비군 훈련을 전격 취소했다.

3일 삼성그룹은 4일부터 전라북도 무주 덕유산리조트에서 진행할 예정이던 신입사원 하계수련대회를 취소했다. 이는 행사가 시작된 지난 1987년 이후 처음이다. 이날 오후 충남대에서 진행할 예정이던 '삼성캠퍼스톡' 행사도 학교 측의 요구로 미뤄졌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등 중동 지역에서 벌이는 사업이 많은 삼성 계열사들은 현지 출장자들에 재택근무를 권고하는 한편 출장을 자제시키고 있다. 삼성그룹 측은 "임직원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목표로 삼고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며 "정부 방침에 적극 협력해 다각적인 예방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룹 차원에서 메르스 대응에 관한 지침을 내리지는 않는다고 삼성그룹 관계자는 설명했다. 현대·기아차도 오는 9일부터 3박 4일간 제주도에서 열릴 예정이던 지난해 하반기 이후 입사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하계수련회를 연기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메르스 감염 예방 차원에서 수련회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수련회를 언제 다시 할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항공사들도 정부 지침에 따라 메르스 대응조직을 만든 상태다. 임직원뿐 아니라 수많은 여행자가 국내외를 드나들며 메르스 전염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한 관계자는 "중동발 항공기는 마스크와 손 세정제 탑재량을 늘렸고 추가 소독도 실시하고 있다"며 "검역 당국과 협조해 승무원·승객들에 대한 예방조치를 적극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와 일선 학교들은 학생들의 감염을 막기 위해 휴교 또는 휴업 조치를 잇따라 결정하고 있다. 메르스 환자 사망자가 발생한 경기도 모처에서 시작된 휴교·휴업조치는 서울 등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날 서울교육청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소재 대치·대곡·대현초등학교가 이날 휴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서울·경기·충남·충북 교육감을 불러 메르스 관련 긴급 대책 회의를 열고 "보건 당국은 현재 위기 경보를 '주의'로 알려왔지만 예방적 차원에서 휴교와 휴업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휴교나 휴업은 '주의'보다 한 단계 높은 '경계'에서 발령되는 방안이다. 군 역시 병사들이 집단생활을 하는 만큼 메르스 확산 위험성이 높아 강도 높은 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이날 메르스의 군 유입을 막기 위해 감염 의심 입대자는 즉시 격리해 귀가 조치하고 감염 의심 예비군은 훈련을 연기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비상대책을 마련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신병훈련소 입영자 가운데 기침·발열 등의 증상이 있거나 메르스 감염 의심자는 즉시 격리해 귀가 조치하기로 했다"며 "또 예비군 훈련자들 가운데 최근 중동 지역 여행자, 메르스 확진 환자와 접촉한 자, 메르스 치료 병원을 출입한 자 등은 훈련을 연기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또 메르스 의심 사병 등은 현역병 입영 날짜를 늦출 수 있도록 하고 메르스 환자 발생 지역으로 휴가를 가는 장병에게는 휴가를 자제하도록 했다. 전역 직전에 장기간 휴가를 다녀온 장병의 경우 보충대에서 대기하다가 바로 전역하도록 해 소속 부대 장병들과 접촉을 차단했다. 또 예비군 훈련 중에도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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