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하반기에도 `트리플 악재'에 시달릴 전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인상, 중국의 긴축, 유가 불안 등이 아직 진행형으로 남아있어 하반기에도 국내 증시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내수 부진에 이라크 관련 지정학적 불안감과 정보기술(IT) 경기 둔화 가능성도 주가 전망을 흐리게 하는 요인이다.
증권사들은 하반기 예상 종합주가지수대를 620∼860로 제시했다.
◆임송학 교보증권 리서치 총괄이사
하반기에는 미국, 중국을 비롯한 해외 경기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이 긴축정책과 더불어 금리인상까지 단행할 경우 수출경기에 큰 영향을 입게 되는 등 글로벌 경기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적으로는 부동산 가격 하락과 내수 부진이 지속되면서 수출 경기 호조로 인한 경기 회복세가 지연되는 등 전반적으로 전망은 밝지 않다.
이같은 경기 둔화로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유동성이 전세계 증시에서 이탈하는 경향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 약세에 정부가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연기금의 시장 참여 노력이 결실을 볼 경우 다소 활력소가 되겠지만 국내 증시 자체가 글로벌 경제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임시방편에 불과할 것으로 판단된다.
하반기 예상지수대는 620∼820.
◆조용백 대신경제연구소 총괄이사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연평균 5.0%로 예상하고 있는데 상반기는 5%대를 유지했고 하반기는 5% 밑돌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1월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기업 실적이 하반기로 가면서 둔화되고 내수가 여전히 부진한데다 3대 악재가 상존하며 수출 여건을 어렵게 할 것으로 보인다.
개인들과 기관투자가들의 매수세 부진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또 환율 문제로 외국인 매수세도 살아나기가 쉽지 않다.
원화가 다소 강세를 보이겠지만 1∼2년 전처럼 강력하지는 못해 외국인 매수세는 상반기보다 떨어질 것이다.
예상 지수대는 650(3.4분기)∼850(4.4분기).
◆정태욱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
하반기 증시와 경제에 있어 가장 큰 우려는 경기 사이클 상 IT 경기가 둔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IT경기 둔화는 곧 한국의 수출 둔화로 이어지고 3대 악재에 수출 둔화까지 겹친다면 이것은 다시 국내 내수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는 더 나아가 중소기업 여신 문제와 부동산 가격 하락을 불러 올 수도 있다.
이처럼 IT 경기가 위축된다면 경제 시스템적으로 리스크가 커질 우려가 있어 '중립' 의견을 내놨다.
그러나 투자의견을 '비중축소'와 같이 더욱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 것은 아직 IT사이클의 둔화나 미국의 금리 인상 등에 불확실성이 많고 한국 시장의 밸류에이션이낮은 상태라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예상 지수대는 650∼850.
◆박윤수 L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미국 금리 인상과 중국 경제의 성장 모멘텀 감소 가능성 등으로 미뤄 하반기 국제 금융시장의 화두는 달러화 강세가 될 것이다.
달러화 강세가 추세화된다면 세계적 자산 배분은 달러자산으로 회귀하게 될 것이고 이런 관점에서 우리 주식시장은 과거 1년과는 반대로 외국인 매수세의 감소나외국인 매도세를 경험하면서 주가가 약세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지수는 620선 부근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으나 이 수준에서는 주가 매력이 커져 큰 반등이 이뤄질 수도 있을 것이다.
배당 수익률에 초점을 맞춘 보수적 투자패턴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예상 지수대는 620∼860.
◆전병서 대우증권 리서치본부장
지수는 하반기에 계속 하락하며 이르면 4.4분기나 내년 1.4분기에 700선 아래로 떨어지며 바닥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드러난 3대 악재들이 해소되지 않고 계속 시장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금리 인상으로 저금리 기조가 바뀌면서 전체 외국인 자금 흐름이 변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그동안 저금리 기조를 바탕으로 아시아 지역으로 자금이 밀려왔는데 금리 인상을 계기로 돈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중간에 소폭 반등하는 시기들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령 2.4분기 어닝 시즌에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좋을 경우 800대 중반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
예상 지수대는 680∼850.
◆임춘수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하반기 증시 전망을 다소 보수적으로 보는 편이다.
미국과 중국이 경기 부양에서 긴축으로 정책 방향을 틀면서 우리나라 경제를 그나마 지탱해오던 수출에 문제가 생기고 기업들의 이익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미.중은 그동안 저금리로 소비와 투자를 일으켜 경기를 띄웠쨉? 경기가 너무 호황을 이루는 바람에 물가 상승과 부동산 과열에 따른 경제 체질 약화 등의 문제가 생겼다.
또 주요 수출 대상국이 긴축에 들어가면 우리나라 수출이 삐걱대면서 기업들의 이익이 크게 줄 수 있다.
외국인들은 지금까지는 지수 700대에서는 주식을 팔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양호한 것으로 판단되면 처분하지 않고 수익성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우려되면 매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 지수대는 640∼820.
(서울=연합뉴스) 김상훈.최윤정.신호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