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명의 희생을 낸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안전교육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8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컨벤션홀에서 열린 '현장교원 중심의 교육과정 포럼'에 참석한 300여명의 교사들과 교육 전문가들은 개정 교육과정에 안전교육을 필수화할 것으로 요구했다.
조호제 서울 버들초 수석교사는 해외 교육과정을 언급하며 우리 안전교육의 취약성을 지적했다. "수영교육을 필수로 지정한 영국은 모든 학생이 25m 구간을 수영하며 인명구조와 소생법, 수상안전 등을 배우고 핀란드는 수영교육과 수상 구조 활동을, 일본은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구조·구난 훈련과 수영을 실습 위주로 교육하고 있다"며 "심지어 호주는 교육과정에 수영과 수상안전, 응급처치, 심폐소생술 등을 반영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교사는 "반면 우리나라는 수영교육이 의무가 아니라 선택이며 물에 적응하는 수준이라서 실효성이 적은 데다 수영교육을 위한 교육 자원도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체육백서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국 초·중·고교의 1.4%만이 수영장을 구비하고 있을 정도로 교육 자원이 열악하다. 그는 "응급처치와 구급법 등에 대한 교육도 일부 학년에서만 배운다"며 "강 유역에 대규모 수영장을 건설하고 여름에 수영캠프를 열어 수영을 할 줄 모르는 초·중등학생부터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방식으로 수영교육이나 구급법 등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용종 충남 천안부서중 교장도 수영교육 강화를 주장했다. 조 교장은 "인근 수영장과 연계해 한 번이라도 실제 물속에서 수영 수업받게 하거나 인근 안전사고 예방 관련 체험학습장과 연계해 안전사고 예방교육과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체험 중심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수영장과 안전사고 예방 관련 체험학습장을 설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교육과정 개정에 우려를 표하는 교사들도 있었다. 김선영 서울 천동초 교사는 "교육과정에는 생명과 안전 관련 교육 내용이 이미 많이 포함돼 있는 데다 실제로 초등 교사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학생들에게 '안전'을 외치고 있다"며 "(안전교육을 개정 교육과정에 포함시키자는 것은) 폭력이나 인성 문제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학교스포츠클럽 체제의 도입으로 해결하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이날 포럼에서는 고등학교 단계에서의 문·이과 통합, 초등교육과 누리과정의 연계 등에 대한 의견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