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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모은 돈을 어떻게 쓸지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현대위아 관계자의 이야기다. 사장부터 신입사원까지 현대위아 임직원 1,700여명은 지난해 10월부터 매월 받는 월급의 1%를 모으고 있다. 적립되는 금액은 한 달 평균 5,000만원. 지난달까지 총 4억3,000만원이 쌓였다.
경남 창원국가산업단지의 자동차 부품ㆍ공작기계 제조업체인 현대위아에서 이렇게 월급을 떼 기금을 모으는 데는 이유가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현대위아 노사가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함께 시작한 '1% 나눔운동' 때문이다. 현대위아 직원들은 사내 전산망에서 클릭만 하면 1% 나눔운동에 참여할 수 있다. 가입만큼이나 탈퇴도 자유롭지만 탈퇴는 지금까지 단 한 건도 없었다는 게 현대위아 측의 설명이다. 덕분에 현재 현대위아 전체 임직원의 70% 이상이 1%나눔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기금은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관리한다. 기금의 용도는 현대위아 직원들로 구성된 1%나눔기금협의회가 매월 한 차례씩 회의를 열어 결정한다. 지금까지 진행된 지원사업으로는 다제내성결핵 환자 돌보기,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도서와 교육장비 지원, 미혼모 시설 지원, 장애인 집 수리, 복지시설 승합차 기능 등이 있다.
특히 일반 결핵약에 내성이 생겨 특수 약을 복용해야 하는 이른바 '슈퍼 결핵'인 다제내성결핵에 걸린 환자를 지원하는 사업은 생명을 구하는 사업으로 의미가 깊다. 현대위아가 이들을 위해 지원하는 약값은 월 250만원, 연간 1억5,000만원 규모다. 박기훈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주임은 "현대위아의 1% 나눔운동은 다양한 복지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큰 에너지"라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한편 1% 나눔운동에는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때 현대위아를 지켜 준 지역사회에 보답한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현대위아(당시 기아중공업)가 IMF 사태 때 위기를 맞자 창원 곳곳에서는 기아중공업 살리기 운동이 벌어졌다. 현대위아 노조의 안병조 후생복지부장은 "IMF 시기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제 지역사회에서 반듯한 기업으로 성장한 만큼 그 열매를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