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기업 “인재를 잡아라” 채용 SW도입

◎사원모집때 인력·시간 등 비용절감/감량경영·인수합병대응 생존무기/BA·지멘스 경쟁력강화위해 가세유럽 기업들의 사원 채용방식이 바뀌고 있다. 과거 종이로 된 이력서를 일일이 받아 신입사원을 받아들이던 행태에서 첨단 채용 소프트웨어를 도입, 수많은 인력시장에서 효율적으로 우수한 인재를 선점하고 있는 것.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고급 인재를 먼저 끌어들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채용에 드는 인력과 시간을 줄임으로써 비용절감도 꾀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 기업들의 생각이다. 기업 고용전략에 관해 상담해주고 있는 런던 소재 헌터그룹의 전문가 스티브 포스터 실장은『소프트웨어 채용은 최상층 고급인력 10%를 잡을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며 『기업 경쟁력 유지에 필수적인 것』이라고 말한다. 사실 이같은 소프트웨어 채용은 미국에선 이미 90년대 초 보편화됐다. 과감한 감량경영과 기업간 먹고 먹히는 기업인수·합병(M&A)가 횡행하는 가운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최고급 인재 사냥은 생존전략에 속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브리티시 에어웨이즈(BA), 지멘스 등 유럽기업들도 조직을 슬림화하기 위해 종래의 고용관행을 탈피, 소프트웨어를 통한 인재사냥에 본격 뛰어들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유럽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것이라면 어떤 것이든 마다않고 있으며 소프트웨어 채용이 그 중 하나라고 말한다. 한 예로 소프트웨어업체 오라클의 유럽 인사책임자인 밴스 캐니는 인재 데이타베이스에 몇가지 조건을 컴퓨터에 입력시키고 키보드 버튼만 눌러 석유산업 관련 소프트웨어 전문가 25명의 명단을 찾아볼 수 있다. 몇년 전만해도 수개월 걸려 이리저리 알아봐야 했던 일을 단 몇 초만에 해내고 있는 것이다. 채용 소프트웨어는 네트워크를 통해 직접 해당자에게 질문을 보내고 정보를 캐내고 합격여부 통지도 알린다. 하지만 대부분의 유럽기업들이 선뜻 새로운 채용방식에 나서지는 않고있다. 체질상 아직까진 손으로 쓴 이력서를 선호하고 있고 소프트웨어가격도 5만달러에서 10만달러로 적잖은 비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로운 채용방식이 확실한 효과를 보고있어 머지않아 종래 방식을 대체할 것이란게 지배적인 견해다. 오라클은 3년전 1명당 채용비용이 7천파운드였으나 소프트웨어 도입후 2천8백파운드로 줄어들었다. 매년 14만명의 이력서를 받고 있는 BA는 과거 6만명가량만 심사가 가능했으나 이젠 인사부 인력도 감축하는 동시에 모두를 검토할 수 있다. 최근엔 인터넷을 이용해 대학생을 포함한 수많은 입사지망생들이 지원서를 작성, 회사로 보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소프트웨어 채용은 고급인재를 사냥하기 위한 필수 수단이 돼가고 있다. 신규 채용뿐 아니라 기존 사원의 적절한 업무 재배치에도 채용 소프트웨어가 사용되고 있어 기업의 구조재조정에도 엄청난 도움이 되고 있다. 헌터그룹의 기업개발담당 책임자인 존 스미스는 『새로운 채용방식의 잠재력은 무한하다』면서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이를 인식, 채용 소프트웨어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한다.<이병관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