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흥분하면 더 '뻘뻘'… 자극적 음식·카페인 줄이세요

■ 시도때도 없이 땀 나는 다한증 이겨내려면
데오드란트·억제제 과용땐 피부염·색소침착 등 부작용
심하면 대인기피증까지 유발… 땀샘제거술 등 치료 받아야

피부과 의료진이 다한증 환자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다한증을 예방하려면 과도한 카페인 섭취를 줄이고 통풍이 잘되는 옷을 입는 것이 좋다. /서울경제DB

겨드랑이에서 땀이 많이 나는 액와다한증의 경우 악취를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최근 극초단파를 사용하는 치료법이 도입돼 증상개선에 도움을 주고 있다. /서울경제DB


평소 땀을 많이 흘리는 중소기업 영업사원 이정식(32)씨는 올 여름 나기가 걱정이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지도 않았지만 벌써부터 손과 겨드랑이에 쏟아지는 땀 때문에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두려울 정도다. 더욱이 올 여름 전력난이 예고되면서 냉방장치 가동이 줄고 실내온도가 높게 유지됨에 따라 이씨의 괴로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상인에 비해 지나치게 땀이 많은 질환을 다한증이라고 한다. 다한증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땀이 많이 나며 심할 경우 일상생활은 물론 심리적인 문제도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이다. 건강한 성인의 약 1% 정도가 다한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온도뿐 아니라 정신적 스트레스, 정서적인 긴장감에 의해 악화된다.

다한증을 진단할 때는 실제 땀 배출량을 체크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일상생활에 얼마나 지장이 있느냐에 따라 진단을 내리는 경우가 더 많고 치료 여부도 그에 따라 달라진다.

다한증은 부분적으로만 땀이 많이 생기는 국소 다한증과 온몸에서 땀이 증가하는 전신 다한증으로 나눌 수 있다. 국소 다한증은 주로 손ㆍ발바닥, 겨드랑이, 안면부 등에 잘 나타나며 전신 다한증은 당뇨나 갑상선 질환 등과 연관돼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므로 과도하게 땀이 많이 나는 경우는 대사성 질환이 동반되는지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다한증의 가장 많은 원인으로는 정서적 발한이 꼽힌다. 정신적인 흥분이나 긴장 상태가 되면 교감신경이 자극이 돼 특정 부위에 땀이 많이 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정서적 발한의 경우에는 손발의 다한증이나 겨드랑이 다한증 형태로 많이 나타나게 된다. 다른 원인으로는 전신 질환과 연관된 다한증으로 당뇨병, 저혈당, 울혈성 심부전, 갑상선 항진증, 술이나 약물의 금단, 불안 및 폐경이 있을 때 전신 다한증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또한 다한증은 유전적 성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만일 부모 가운데 어느 한쪽이 다한증이라면 50%, 양쪽 모두 다한증이라면 80% 이상의 확률로 다한증이 있을 수 있다.

다한증은 온도나 긴장과 같은 외부환경을 인지해내는 교감신경이 예민해져 발생한다. 따라서 심신이 안정돼 있을 때보다 긴장하거나 흥분하면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다한증을 치료하기 위해서 교감신경을 차단하거나 절제해 땀의 분비를 막는 시술이 보편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김병훈 온종합병원 다한증클리닉 과장은 "6개월 이상 땀이 지속적으로 나고 25세 이전에 시작하거나 가족 중 다한증 환자가 있는 경우, 땀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 등 이 중 적어도 2개 이상에 해당될 때는 다한증으로 볼 수 있다"며 "다한증이 심하면 일의 능률이 저하되고 자신감이 결여돼 대인기피증까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빠른 진단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다한증 치료는 크게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인 치료로 나뉜다. 수술적 치료는 앞서 언급한 교감신경 절제술과 겨드랑이 땀샘 제거술 등이 있다. 교감신경 절제술은 손바닥과 겨드랑이 등을 포함한 대부분의 다한증에 적용할 수 있다. 또한 비수술적인 방법으로는 전기이온영동법을 포함해서 보톡스 치료, 약물치료 등이 있다.

겨드랑이 다한증을 일컫는 액와다한증은 특히 액취증까지 유발하는 만큼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그동안 액와다한증을 치료하는 방법으로는 지방흡입을 포함한 수술적 방법, 보톡스 요법, 발한억제제 도포요법의 세 가지가 있었으며 땀샘을 파괴시키는 수술적 방법 이외에는 일시적 효과 이상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최근에는 극초단파(microwave)를 이용해 비수술적 방법으로 땀샘을 파괴시키는 치료법인 '미라드라이 치료법'이 도입됨으로써 훨씬 간편하게 다한증을 치료할 수 있게 됐다.

음식을 데우는 데 사용하는 전자레인지에 이용되는 극초단파는 300㎒~300㎓ 사이 주파수를 가진 전자기적 신호를 말하며 고주파와 레이저 사이의 파장을 이용한다.

회복이 매우 빨라 일상생활에 거의 지장이 없고 흉터, 혈종 형성, 감염, 영구적인 신경손상 등 심각한 부작용의 위험이 현저히 낮다는 것이 병원 측의 설명이다.

이상준 강남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원장은 "미라드라이 치료는 수술하지 않고 극초단파를 이용해 간편하게 땀샘을 파괴시켜 겨드랑이 땀과 냄새를 치료하는 방법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고 피부 표면에 손상을 주지 않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안전한 시술"이라며 "일시적으로 효과가 있는 보톡스 주사와 달리 시술한 부위의 땀샘이 영구적으로 파괴되는 것이 특징으로 환자들은 1주일 후에 겨드랑이가 보송보송해진 것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평소 땀이 많은 경우 통풍과 땀 흡수가 잘되는 옷을 입고 술ㆍ커피ㆍ홍차ㆍ콜라 등 카페인이 많이 함유된 음료는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땀 분비를 증가시키므로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또 뜨거운 음식이나 강한 향신료도 땀 분비를 증가시키므로 섭취를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비만 역시 땀을 증가시키는 원인 중 하나이므로 체중 조절을 해야 한다. 특히 여름에는 땀으로 배출된 체내 수분이 부족하지 않도록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과도한 겨드랑이 땀과 냄새를 억제하는 손쉬운 방법으로 데오드란트나 바르는 땀억제제를 사용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데오드란트와 땀억제제는 잘못 사용하면 피부자극과 따가움증ㆍ접촉성피부염 등을 유발할 수 있고 아울러 장기적으로는 색소침착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종종 데오드란트와 땀억제제를 동일시해 사용방법을 혼동하는 이들도 있는데 이는 피부건강을 헤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고정아 라마르피부과 목동점원장은 "땀이 날 때마다 수시로 사용하는 데오드란트와는 달리 땀구멍을 막아 땀분비를 억제하는 의약품인 땀억제제는 하루 한번 정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땀억제제를 데오드란트와 같이 자주 사용할 경우 부종과 붉은 반점ㆍ피부건조증 등의 증상이 유발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땀억제제는 취침 전 겨드랑이를 충분히 말린 후 땀이 많을 때는 매일 1번, 땀이 적으면 일주일에 1~2회 정도 겨드랑이에 꼼꼼히 발라주고 다음날 물로 깨끗이 씻어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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