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엔 여성이 더 피해를 본다(?)’
내수불황과 취업난으로 여성 소비가 급감하자 카드사가 여성전용카드 서비스 혜택을 축소하거나 아예 신규회원 모집을 중단하고 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각종 할인혜택과 특화 서비스를 동원해 ‘여심(女心)’을 잡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카드업계의 마케팅전략이 정반대로 바뀐 것. 수익을 위한 일종의 변심이다.
2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여성전용카드인 LG카드의 ‘레이디카드’는 지난 5월말 현재 실질회원 수가 234만 명(총 회원 수 629만 명)으로 지난해 3ㆍ4분기에 정점을 찍은 뒤 계속 떨어지고 있다.
LG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6월 백화점ㆍ할인점 무이자할부혜택을 축소하고 놀이공원 무료입장서비스를 없애면서 이용회원 수가 전년동기대비 20%, 취급액수는 30% 정도 감소했다”며 “경기불황에다 주 소비계층이 30~40대로 이동하면서 젊은 층이 대부분인 여성전용카드 고객들의 구매력이 감소한 것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BC카드의 ‘쉬즈카드’는 총 카드회원 수가 지난 5월말 현재 43만명으로 지난 1년간 20%이상 감소했다. 백화점ㆍ할인점의 무이자할부서비스가 축소된 데다 은행카드의 자체 카드상품 끌어오기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삼성카드의 ‘지앤미카드’는 지난해 7월말 560만 명이던 유효회원(발급회원 중 정상회원) 수가 지난 5월말 현재는 550만 명으로 줄었고, 국민카드의 ‘이퀸즈카드’는 지난 5월말 현재 유효회원 수가 207만 명으로 작년 말 대비 7만명, 전년동월비 19만명이 감소했다.
후발 카드사로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던 현대카드도 ‘여우카드’의 신규발급을 지난 4월부터 아예 중단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신규발급 중단과 함께 영화예매ㆍ커피전문점 할인 서비스도 전월사용실적이 10만원 이상인 고객으로 한정했다”며 “오는 8월 쇼핑전용 신용카드인 ‘현대카드S’가 출시되면 사실상 여우카드를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소비 거품이 꺼지면서 여성의 소비력이 급감했고, 카드사 역시 수익경영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비용부담이 큰 일부 서비스를 축소할 수 밖에 없다”며 “특히 회원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열악한 직장에 있거나 신용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일반회원보다 감소 폭이 더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