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공식 취임한 아르헨티나의 에두아르도 두알데 임시 대통령은 지난번 대통령 선거에 페론당 후보로 나서 패배했던 인물이다. 그런 그가 최근 2주 사이에 아르헨티나의 5번째 대통령으로 등장했다.그는 앞으로 곤경에 빠져 있는 아르헨티나를 구해야 하는 2년 동안의 임기를 남기고 있다.
그가 그의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또 국제사회는 아르헨티나를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그 두번째 질문에 대한 대답은 두알데 대통령이 일관되고 신뢰할 만한 계획을 제시하지 않은 한 국제사회가 아르헨티나를 도울 수 없다는 것이다. 첫번째 질문에 대한 대답은 그가 필요한 만큼의 시간을 벌어야 한다는 것이다.
두알데 대통령은 기존의 경제 모델과는 다른 새로운 모델을 구상 중이다. 또 정부를 구성함에 있어 국민적 단합을 최우선시하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이러한 계획이 잘 꾸려져나간다면 눈에 띌 수 있을 만큼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가 내놓은 경제개혁 정책 중 하나인 달러-페소 페그제 철폐는 너무 서두르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새 정부는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에 의존해서는 안되며 신중하게 고려되지 않은 정책을 성급히 제시해서도 안된다.
이러한 정책들은 국가정책 및 정부기관에 대한 신뢰감의 결여를 더욱 부채질할 것으로 우려된다. 아르헨티나는 이제 더이상 이러한 실수를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새 경제개혁 정책은 심사숙고해야 하며 포괄적이고, 실행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이 정책은 최소한 다음의 세가지 원칙을 담고 있어야 한다.
첫번째 원칙은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황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사태 수습에 필요한 시간을 벌기 위해서는 아르헨티나 정부는 일정기간 동안 외채상환을 유예할 수 있어야 한다.
두번째 원칙은 새로운 통화 시스템 구축이다. 아르헨티나는 페소화에 대한 변동환율제를 도입, 중앙은행에 통화정책에 대한 권한을 이임해야 한다. 아니면 달러공용화(달러라이제이션)을 시행하는 것이다.
이 두가지 방법 모두 이점과 불리한 점이 있기 때문에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중 하나를 잘 선택해야 한다.
마지막 원칙은 은행 시스템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것이다. 정부는 현금지급기에서 아무런 제한없이 예금을 뺄 수 있도록 해 국민들의 불만을 해소해야 한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일관적 정책을 수행한다면 국제사회는 아르헨티나에 도움을 줘야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상환 연체에 관계없이 추가 차관을 제공함으로써 아르헨티나를 도와줄 수 있다.
외국 중앙은행들은 마지막 최후 수단으로 아르헨티나 은행들에게 자금을 대부해줄 수 있다. 미국의 경우 달러라이제이션 정책을 지원할 수 있다.(아르헨티나가 달러라이제이션을 선택한다면)
두알레 대통령의 당면 과제는 경제를 회복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민주주의를 보존하는 것이다.
그는 일관적 정책을 끌어내기 위해 시간을 벌어야 한다. 그런 다음 외부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파인낸셜타임즈 1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