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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우 기자의 군사·무기 이야기] 예상외로 뛰어난 북한 미사일 운용능력, 사정거리 조절 정확도까지 갖춘다면…
'운용능력 고도화, 정확도까지 갖춘다면….'
북한이 스커드 미사일 2발을 발사한 지난 9일 익명을 원한 육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의 미사일 운용능력이 예상보다 대단한 것 같다"며 "또 하나의 비대칭 전력이 구조화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운용능력이 고도화했다는 보는 이유는 두 가지.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서든 쏠 수 있으며 사정거리 및 탄두 폭약도 조절이 가능하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북한이 올 들어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 가운데 미사일은 10발. 5차례에 걸쳐 스커드 계열 8발과 노동미사일 2발을 쏜 것으로 군은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10차례 발사가 우리 군의 미사일 실제 사격훈련 횟수를 훨씬 웃도는데다 모두 성공했다는 점. 아무리 미사일이라도 발사 성공률이 100%라는 점은 평소 보관·유지와 부대관리에 이상이 없다는 점을 의미한다. 지휘관과 개별병사들이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도사급'이라는 얘기와도 맥이 닿는다.
더욱이 9일의 미사일 발사는 더욱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2발의 스커드 추정 물체의 발사장소는 황해북도 평산이며 500㎞를 비행한 끝에 도달한 탄착점은 동해상. 우리로 치면 군산 부근에서 발사해 속초방면 먼바다로 떨어진 셈이다. 한국군이라면 엄두도 못 낼 일이다. 국토를 가로질러 미사일을 발사해 도중에 떨어지기라도 한다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북한의 자기 영토를 가로지르는 발사훈련은 주민 안전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의미도 갖고 있지만 그만큼 자신 있다는 것이다. 무기의 특성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운용하는 데 수년씩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은 이런 단계를 이미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사정거리를 마음대로 조절하는 수준에 도달했다면 우리로서는 대응수단이 마땅하지 않은 북측의 비대칭 무기체제가 또 하나 생겼다는 얘기가 된다.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은 단순한 구닥다리가 아니라 우리를 더욱 압박하는 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냉전시절, 정확도가 떨어지는 대륙간탄도탄으로 목표를 타격하기 위해 핵탄두의 폭발력을 키웠던 소련과 달리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의 공산오차(정확도)까지 개선했다면 새로운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최근에는 목표 상공의 적진지나 주요 시설물 위에서 폭발해 수많은 자탄을 쏟아내는 기능까지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권홍우 기자 hong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