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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 3년이 넘도록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든파이브가 오랜만에 상가 분양에 나섰지만 흥행에 참패했다. 인근 문정지구 개발이 속도를 내고 KTX수서역 개발이 확정되는 등 각종 호재에도 불구하고 유행이 지난 집합쇼핑몰의 한계를 또 한번 확인시켰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업종(MD) 변경이나 대형 테넌트 유치 등 상가 활성화를 위한 운영 방식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9일 SH공사 등에 따르면 이달 13~15일 이뤄진 가든파이브 라이프동 상가 분양에서 165호가 공급됐으나 입찰자는 1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유일한 응찰자는 리빙관 7층에 위치한 전용면적 23㎡의 상가를 1억5,000만원에 낙찰받았다.
이번 상가 공급은 공실률이 높은 라이프동의 테크노관과 리빙관 위주로 진행됐으며 NC백화점이 입점해 비교적 활성화된 패션관과 영관도 지하층을 중심으로 38호가 공급됐다. 각종 개발 호재에 힘입어 적지않은 상가가 팔려나갈 것으로 내심 기대했던 SH공사와 라이프동 관리법인인 ㈜가든파이브 라이프측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고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하지만 부동산업계에서는 예고된 흥행 실패라는 분석이다. 라이프동의 테크노관과 리빙관의 경우 개장 3년이 넘도록 입점률이 20~30%에 그치고 있는데다, 그나마 입점해 있는 점포들도 장사가 안돼 개점 휴업 중인 상태에서 추가로 상가를 분양받을 수요자가 있을 리 만무했다는 것이다. 라이프동은 4월말 현재 총 공급대상 점포 5,358호 중 4,378호가 계약돼 약 82%의 계약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미분양 점포 980호 중 892호가 테크노관과 리빙관에 몰려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 층을 수백개의 상가로 쪼개 분양하는 집합쇼핑몰은 다양한 업종을 유치할 수 있지만 브랜드를 선호하는 트렌드에 밀려 집객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라며 "특히 전기전자와 조명ㆍ비닐ㆍ안경ㆍ신발부자재 등으로 이뤄진 가든파이브 테크노관과 리빙관은 업종 구성상 소매업이 활성화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가든파이브 상인들과 관리법인은 상가 활성화를 위해 백화점과 대형마트ㆍ멀티플렉스가 입점해 있는 패션ㆍ영관처럼 리빙ㆍ테크노관도 대형 키 테넌트(Key tenantㆍ집객효과가 큰 핵심매장)에 통째로 임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빈 상가로 계속 남겨두기 보다는 대형 임차업체를 입점시켜 벌어들인 운영ㆍ관리수익을 기존 상가 소유주에게 배분해 손실 만회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상이 테크노관 지하 1층과 지상 2~3층, 리빙관 지하 1층과 지상 2~4층에 국한돼 있어 이번에 공급이 이뤄진 지상 5층 이상은 이 같은 운영방식 전환에서도 비껴나 있다. E또 대형 테넌트 유치도 상가소유주 동의 등 절차 때문에 시간이 필요해 가든파이브 라이프동의 대량 공실과 미분양 상태가 당분간 지속될 수 밖에 없으리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