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업계 ‘제살깎기’ 광고전

◎귀뚜라미­“스테인레스 제품 열전도율 떨어져” 비방광고/협의회­경동 등 “열 효율이 더 중요” 반박… 공정위 제소도/“내년 중기업종서 해제… 경쟁력제고 노력부터”스테인레스보일러에 대한 허위광고 논쟁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되는 등 물의를 빚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KS보일러제조업협의회는 운영위원회를 열고, 공정거래위원회에 귀뚜라미보일러가 스테인레스보일러를 헐뜯는 광고안을 심의해 줄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의 발단은 올해들어 각 업체가 스테인레스보일러를 잇따라 시판하며 적극적인 마케팅을 전개하자, 귀뚜라미보일러가 『스테인레스보일러는 동제품에 비해 23배, 철제품에 비해 4배나 열전도율이 나빠 연료비가 많이 든다』는 내용의 광고를 게재하고 있는데 따른 것. 이에 대해 대부분의 중소업체는 광고의 내용이 허위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귀뚜라미보일러를 제외한 대부분의 중소업체가 스테인레스보일러를 제조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은 경동보일러를 중심으로 뭉쳐, 광고내용을 시정해 줄 것을 KS보일러협의회에 요구했고, 일간지에 경동보일러 이름으로 반박광고를 게재했다. 광고의 내용은 『연료비를 절감시키는 것은 열전도율이 아니라 열효율이고 열교환기등 보일러구조가 열효율을 결정』한다는 것. 또 협의회는 운영위원회를 개최, 귀뛰라미보일러측에 광고내용에 대한 근거자료를 11월 30일까지 제출할 것을 요구했으나 응답이 없자, 이달 3일 재차 운영위원회를 열고 광고내용 심의를 공정위원회에 요청했다. 귀뚜라미보일러측은 『동제품이 스테인레스제품보다 성능이 우수한 것이 객관적으로 입증돼 있다』며 이들 주장은 명확한 근거가 없는 과민반응이라고 일축했다. 또『스테인레스제품은 두께가 얇고 용접부위에 응력이 생겨, 잦은 열팽창에 견디지 못해 수명이 짧다』고 주장했다. 한편 스테인레스제조업체의 한 관계자는 스테인레스가 동이나 철에 비해 열전도율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동에 비해 인장강도가 20배나 커 두께를 줄일수 있고 내구성 내식성이 커 보일러 제작시 하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일본에서 스테인레스보일러가 일반화 돼 있는 것이 이를 입증해 주며, 특히 해수등 수질이 나쁜 지역일수록 우수한 성능을 발휘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관기관의 한 관계자는 내년부터 보일러가 중소기업고유업종에서 해제돼 대기업들이 진출채비를 서두르고 있고 가뜩이나 경기가 침체돼 제품개발등 경쟁력향상이 절실한 이때, 『동종업체간에 다투는 것은 제살뜯기를 하는 것』이라며 우려의 반응을 보였다.<문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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