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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애플로 유명한 중국의 샤오미가 내놓은 웨어러블 기기인 스마트밴드 '미밴드(사진)'가 국내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2만원대의 파격적인 가격에다 '가성비(가격대비 성능)'까지 갖추면서 심상치 않은 판매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어폰 등 스마트폰 주변 기기와 달리 '미밴드'는 샤오미가 주력하고 있는 웨어러블 기기라는 점에서 우려의 시각이 적지 않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미밴드 판매가 미풍으로 그칠 지, 돌풍이 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미밴드가 국내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경우 우리나라 웨어러블 생태계도 위협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밴드의 판매 성장 계속될까=오픈마켓 11번가는 지난 1월부터 샤오미의 미밴드 제품을 본격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2월 들어 판매가 크게 늘어 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번가에 따르면 2월 첫주(1~8일) 미밴드 판매량은 수량 기준으로 전월 동기간 대비 무려 1,783% 뛰었다. 매출 기준으로도 1월 같은 기간에 비해 1,624%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마디로 폭발적 성장세다. 11번가에 따르면 1월 중순부터 판매가 늘면서 2월 들어 미밴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오픈마켓도 미밴드 판매량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밴드는 샤오미가 지난해 8월 내놓은 웨어러블 기기다. 팔찌 형태로 전화·문자 알람은 물론 운동량·수면 분석 등 대표적인 스마트밴드의 기능을 두루 갖췄다. 성능 면에서도 핏빗 등 유명 제품과 별 차이가 없다.
당초 샤오미는 미밴드 출시 당시 가격을 34.99달러(약 3만8,000원)로 책정했다. 그 이후 3개월 뒤 24.99달러( 2만7,000원)로 인하했다. 현재 국내에 판매되는 가격 역시 2만 원대. 이 정도 가격에서 이 같은 기능을 갖춘 스마트 밴드는 찾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우려 되는 것은 웨어러블 기기인 미밴드가 돌풍을 일으키며 국내 시장을 잠식할 경우 한국의 웨어러블 생태계가 위협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에서 미밴드에 준하는 스마트밴드를 2만원 대에 내놓는 것이 쉽지 않아서다. 스마트밴드 가격은 평균 10~20만원대이다.
이런 가운데 샤오미는 조만간 2세대 미밴드도 출시할 계획이다.
◇'중국의 실수', 한국 시장 영향은=미밴드 외에 현재 샤오미가 내놓은 스마트폰 주변기기인 '이어폰'과 '보조 배터리' 역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물론 두 제품 모두 가격 대비 디자인과 성능에서 한국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것이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이를 '중국의 실수'라고 표현하고 있다. 모조 제품만 만들던 중국 업체가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성능도 제법 좋은 제품을 내놓은 것을 표현한 말이다.
중국산 제품이 인기를 끌지 못한 사례도 있다. 화웨이가 내놓은 스마트폰 'X3'가 그 중 하나다. 판매 성적은 현재 신통치 않은 상황이다. 스마트폰 등 고가 제품의 경우 국내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이 아직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샤오미의 미밴드 등 2~3만 원대의 저가 제품들은 시장을 넓혀 가고 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미밴드가 웨어러블 기기라는 점에서 한국 시장에서 어떻게 통할지 국내 업계가 긴장 속에 지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