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안’ 국회통과 불투명

28일로 예정된 국회 이라크전 파병동의안 처리가 불투명하다. 민주당 정대철 대표와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권한 대행은 27일 만나 파병안 처리대책 등을 논의했으나 구체적인 방향에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전날 양당 총무가 28일 합의한 국회 본회의 처리 원칙을 재확인하는데 그쳤다. 또 민주당과 한나라당 지도부는 28일 동의안을 처리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으나 이라크전에 명분이 없다고 반대하는 의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회 반전ㆍ평화의원모임은 파병안의 실상을 국민에게 알리겠다며 사실상의 필리버스터(의사진행 방해)인 국회 전원위원회 소집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은 반전여론의 뭇매를 자신들이 모두 부담할 수는 없다며 민주당측에 대해 당론통일을 통한 파병안 처리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줄 것을 선결조건으로 주문하고 있다. 이에 따라 파병안의 본회의 처리가 쉽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파병반대 의원 전원위원회 추진=국회 반전ㆍ평화의원모임 소속 여야의원들은 27일 간담회를 갖고 28일 본회의 표결에 앞서 전원위원회를 소집, 파병의 부당성을 국민들에게 설득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파병반대 서명의원의 수가 50명을 넘어섰으며 여기에 파병 반대론자로 아직 공개적으로 나서지 않는 의원들까지 합할 경우 전원위원회 소집요건(재적의원 272명중 4분의 1인 67명)을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천정배 의원은 “당초 반대 의원이 소수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박관용 국회의장이 소집여부를 최종 결정할 수 있지만 반전여론이 거센데다 개정된 국회법에 명시된 규정인 만큼 전원위원회 소집을 거부하기 어려워 결국 지난 2000년2월 국회법 개정 때 신설된 전원위원회가 처음으로 열릴 가능성이 높다. ◇양당 당론 마련 쉽지 않을 듯=국민들 사이에 반전여론과 파병반대론이 날로 거세지고 있는데다 시민단체들이 파병 찬성 의원에 대해 내년 총선에서 낙선운동을 벌이겠다고 압박, 여야가 당론결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집권 여당인 민주당의 경우 노무현 대통령의 파병 불가피성을 재차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노 대통령측에 가까운 신주류 의원들이 파병에 반대에 앞장서고 있기 때문에 당론수렴에 곤혹스러운 처지에 있다. 여야 지도부는 거센 반전여론에도 불구하고 한미동맹 관계의 유지 등 국익을 위해 파병안에 동의해야 한다는 기본 입장을 세웠지만 각당 파병반대 의원들을 설득할 수 있는 뾰족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또 27일 양당 대표회담과 총무 및 수석부총무간 직ㆍ간접적 접촉을 갖고 다각적인 조율작업을 벌였으나 파병안 처리방향에 대해 뚜렷한 합의점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여야 지도부는 파병안 반대 입장인 일부 의원들이 본회의에서 동의안 처리 지연을 위한 자유토론 신청이 쇄도할 것에 대비, 찬반토론 의원 숫자를 4명 이내로 제한하고 표결을 전자투표가 아닌 비밀투표 형식으로 진행하는 방법 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동본기자, 임동석기자 dbk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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