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대선 경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한마디에 뉴욕증시의 바이오주가 급락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e메일 스캔들'과 경쟁자인 버니 샌더슨 돌풍에 발목이 잡혀 한동안 지지율 부진에 시달려왔지만 증시에서는 여전히 '힐러리 대세론'이 유효한 셈이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나스닥 바이오테크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4% 급락하며 마감했다. 장중 낙폭은 지난 8월24일 이후 최대인 4.7%에 달했다.
이날 바이오·제약 관련주가 줄줄이 하락한 것은 클린턴 전 장관이 트위터에 올린 짧은 글 때문이다. 힐러리 전 장관은 이날 오전10시56분 트위터에 "특정 질병을 치료하는 의약품으로 폭리를 취하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앞서 전염병 치료제 '다라프림'의 가격이 한 알당 13.5달러에서 하루 만에 750달러로 50배나 치솟은 사실이 뉴욕타임스(NYT)를 통해 보도되자 나온 반응이다. 다라프림은 시판된 지 62년 된 의약품으로 8월에 헤지펀드 매니저가 운영하는 제약사가 이 약의 소유권을 사들인 후 가격을 대폭 인상했다.
시장에서는 클린턴 전 장관의 한마디에 증시가 움직인 것은 그가 여전히 당선 가능성 1순위의 유력 후보임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CNN이 발표한 여론조사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번 조사에서 42%의 지지율을 얻으며 샌더스와의 격차를 벌렸다.
특히 민주당 경선의 최대 변수로 주목되는 조 바이든 부통령이 경선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으면서 클린턴은 오랜 만에 힘을 받는 상황이다. 바이든 부통령은 가톨릭 잡지 아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경선 출마 결정을 서두르고 싶지 않다며 "경선에 출마하고 성공을 거둘 수 있을 만한 시간 안에 결정을 내리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